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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폭탄테러 80명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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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파키스탄 경찰이 13일(현지시간) 연쇄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한 차르사다 지역의 국경수비대 훈련소 주변을 조사하고 있다. [차르사다 AFP=연합뉴스]

파키스탄 북서부 차르사다의 국경수비대 훈련소 13일 오전 6시10분(현지시간)쯤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이후 최대 규모의 연쇄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이 공격으로 최소 80명이 숨지고 120여 명이 다쳤다. 탈레반의 보복 공격이 본격화됐다고 AP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사망자 80명 중 대부분은 군인이고 민간인도 일부 포함됐다. 부상자 가운데 폭탄 파편에 큰 상처를 입은 중상자들이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파키스탄 탈레반의 대변인 아사눌라 아산은 AP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공격은 빈 라덴의 순교에 대한 첫 번째 보복”이라며 “앞으로 아프가니스탄과 미국을 겨냥한 강력한 공격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지 방송 사마TV에 따르면 이날 새벽 차르사다 중심부에 위치한 훈련소 입구로 폭발물을 실은 오토바이와 말이 끄는 수레가 접근했다. 폭탄 조끼를 입은 테러범은 오토바이를 몰고 훈련소 정문에 세워진 국경수비대 차량을 향해 돌진했다. 이후 대형 폭발과 함께 버스가 화염에 휩싸였다고 현지 경찰은 전했다. 9개월간 군사 훈련을 받은 국경수비대 훈련병들은 이날 10일간의 휴가를 받아 집으로 돌아갈 꿈에 부풀어 있었다.

폭발 현장은 중상을 입고 신음하는 훈련병들과 피를 흘린 채 숨이 끊어지고 있는 병사들로 아비규환이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폭발 소리를 듣고 달려온 훈련병들이 부상자들을 부축해 안전지대로 옮기는 사이 또 다른 자폭 테러범이 오토바이를 몰고 와 무방비 상태였던 훈련병들 사이에서 폭탄을 터뜨렸다. 부상자 아흐마드 알리는 “차 안에 앉아 동료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어디선가 ‘신은 위대하다’는 외침과 함께 거대한 폭음이 들렸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홍콩=정용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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