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가속기 이용 폐수처리기술 세계 첫 상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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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가속기를 이용해 각종 공업용 폐수를 처리할수 있는 기술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됐다.

삼성중공업은 24일 기존의 폐수처리 기술로는 분해가 어려운 산업폐수, 화학폐수, 중금속 폐수를 전자분해 형식으로 정화할 수 있는 폐수처리 기술의 상용화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삼성에 따르면 지난 93년 전자가속기를 이용한 염색폐수 처리기술을 개발, 96년부터 대구 염색공단내 설비를 통해 시험가동한 결과 최근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인 하루 1천t 이상의 폐수처리에 성공했다.

이 기술은 빛의 속도로 가속된 전자를 폐수속으로 투사, 강력한 에너지를 생성시킨 뒤 화학반응을 통해 폐수를 구성하고 있는 분자간의 결합을 완전히 파괴한 다음 기존 물질과는 전혀 다른 물질로 변화시키는 원리가 적용됐다고 삼성은 밝혔다.

이에따라 종전 기술과 달리 약품투입이 거의 없고 처리공정도 간편해져 비용이 65% 가량 대폭 절감되며 화학적.생물학적 산소요구량, 부유물질 등 각종 수질항목의 오염도를 90% 이상 제거할 수 있다고 삼성은 분석했다.

삼성 관계자는 "종전 기술은 수처리용 화학제품의 다량투입과 복잡한 처리공정으로 또다른 오염을 야기시키는 폐해를 낳아왔던게 사실"이라며 "이 기술은 현단계에서 수질오염을 가장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가속기를 이용한 환경오염 물질 처리기술은 세계적으로도 미개척 분야로 꼽히고 있다. 지금까지 대기분야에서는 92년 개발된 폴란드의 `탈황 파일럿 플랜트(Pilot Plant)'가 최초이며 폐수처리 분야에서는 이번 전자가속기 이용 폐수처리 기술이 처음이라고 삼성측은 밝혔다.

국제원자력기구는 최근 이 기술의 성과를 인정, 원자력 발전소의 중수처리용 상업플랜트 건설지원을 위한 승인심사를 진행중이라고 삼성측은 전했다.

삼성은 일단 폐수유출이 심한 섬유, 반도체, 제지공장 폐수처리 시설부터 시작해 도시하수 및 원전폐수 처리는 물론 정수처리 시장까지 진출할 방침이다.

삼성은 오는 2005년까지 현재 2조5천억원에 달하는 국내 환경설비 시장의 20%인 5천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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