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6시 내고향〉 21일 방송 2천회 맞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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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6시 내 고향〉이 21일로 방송 2천 회를 맞는다. 1991년 5월 20일 첫 방송을 시작한 이 프로는 전국 각 지역의 풍물과 인정을 구수한 입담으로 소개, 8년 8개월 동안 초저녁 성인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KBS 시청률 5위권에서 빠지지 않는 인기 장수 프로로 자리를 잡아왔다.

그 동안 등장한 마을만도 7천1백80여개. 한 회 평균 세 군데 지역국을 연결하는 이런 네트워크물은 "전국 25개 지역국이 하나의 체계로 연결되어 있는 KBS가 아니고는 만들 수 없는 프로"라는 것이 제작진의 자랑이다.

21일 오후 6시 1백분간 꾸밀 2천회 특집에서는 각 지역을 연결하는 축하이벤트와 그 동안의 제작과정·에피소드 등을 한자리에 모은다.

백남봉.박수림 등 리포터는 물론이고 '낙지춤 추는 노총각', '해뜨는 마을 이장님', '최연소 출연자 소림동자', '호박춤 추는 김넙덕할매' 등 다양한 장기로 시청자들의 인기를 모았던 '내 고향 스타'들도 다시 소개한다.

〈6시 내 고향〉이 배출한 간판스타는 뭐니뭐니해도 진행자. 특히 91년 첫 방송 때부터 호흡을 맞춘 박용호(~99년 10월)·이금희(~94년 10월) 두 아나운서는 수더분한 진행솜씨로 시청자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굳혔다. 제작진은 "박용호 아나운서는 우리 프로의 '산 증인'이지만 총선에 출마하게 돼 출연하지 못한다"고 아쉬워했다.

제작진은 농어촌 공동체의 붕괴가 가속화되고 있는 현실을 제작상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는다. 공동연출자 고영규PD는 "각 지역의 전통이든 문화유적이든 지켜나갈 '사람'이 없는 것이 문제"라며 "시청자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을 넘어 공동체의 삶을 영상물로 보존하는 기록자의 역할까지 맡겠다"고 밝힌다.

"마을 누구네 소가 송아지를 낳았다는 얘기든가, 누구네 아들이 취직을 했다든가 등 '작은 마을의 큰 뉴스' 역시 화면에 담아보겠다"고 한다.

인터넷을 이용한 영농 등 신기술 도입현장을 소개하고 젊은 세대들의 고향인 도시의 삶에 밀착 접근하는 것 등이 〈6시 내 고향〉이 꾀하는 변화의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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