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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상가 '간판제품' 중점 세일

중앙일보

입력

전자랜드21.테크노마트 등 주요 가전제품 전문상가들이 지난주 일제히 시작한 새해 첫세일은 예전과 다른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상가마다 세일행사에 내놓은 제품이 큰 차이가 난다.

전문상가 세일이라고 하면 통상 이것저것 모든 제품을 할인판매하게 마련이다. 어느 상가를 가든 세일하는 제품이 비슷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테크노마트는 디지털 TV, 전자랜드21은 컴퓨터, 하이마트는 냉장고.세탁기 등을 각각 주력으로 내세웠다. 상가마다 똑 부러진 간판제품만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차별화 전략이다.

테크노마트가 디지털 TV를 세일 중점품목으로 정한 것은 다른 상가에 비해 이 제품의 물량을 월등히 많이 확보해 경쟁력이 앞선다고 분석했기 때문이다. 2백40여개 매장이 디지털 TV를 각각 2백~3백대씩 확보해놓고 있어 이 제품만큼은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테크노마트 관계자는 "잡다한 제품을 모두 할인판매하면서 신경을 분산시키기 보다는 한 제품만이라도 확실하게 세일하자는 전략" 이라고 말했다.

이번 세일은 지난해 말에 이어 불과 보름만에 다시 실시되는 행사다. 새해들어서도 PC나 디지털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고객이 계속 몰리자 업체마다 신년 행사를 서둘러 시작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가전상가마다 지난해 말에 처분한 제품을 미처 채우지 못하는 사태가 생겨났고, 물량이 달려 드러내놓고 판촉할 수 없는 속사정 때문에 소수정예 품목을 간판으로 내세우는 전략으로 돌아선 것이다.

따라서 이번 세일을 일종의 '숨 고르기' 행사로 보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연말 세일로 고객들의 구매 수요가 어느 정도 해소된 상황" 이라며 "이번은 오는 3월 혼수 시즌을 겨냥한 대규모 정기세일을 앞두고 실시하는 일종의 탐색전" 이라고 설명했다.

전국에 36개 매장이 있는 전자랜드21은 오는 30일까지 '밀레니엄 해피 전자랜드' 란 이름으로 세일행사를 하면서 PC판매에 전력을 쏟고 있다. 그동안 Y2K(컴퓨터 2000년 연도인식 오류)문제로 컴퓨터 구매를 주저해온 고객들을 겨냥해 PC 세일에 무게를 뒀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용산 본점의 경우 컴퓨터를 찾는 고객이 하루 평균 3백명으로 평소보다 3배 이상 늘었다" 며 "가전제품보다 컴퓨터 매출이 앞서는 이례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고 말했다. 전자랜드는 고객들의 눈길을 잡기 위해 최신형 펜티엄Ⅲ 컴퓨터를 4~6개월 무이자 할부로 판매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전략을 쓰고 있다.

전자랜드 이준성 컴퓨터 구매본부 계장은 "팬티엄Ⅲ 모델의 경우 삼보컴퓨터는 시중보다 10%, LG제품은 5% 정도 싸다" 며 "일부 모델은 수요가 몰려 벌써부터 품귀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구입하려면 가급적 서두르는 게 바람직하다" 고 조언했다.

이밖에 모뎀이나 CD-ROM, HDD를 신상품으로 보상.교환해주는 '알뜰살뜰 보상.교환판매' 도 이용해 볼만하다.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변역 근처에 있는 테코노마트는 오는 31일까지 2~3층 가전매장에서 LG.대우.삼성.아남전자 등 가전 4사의 29인치 '완전 평면TV모델' 만을 따로 모아 평소보다 10% 싸게 파는 행사를 연다.

테크노마트 관계자는 "상우회 차원에서 할인폭을 10%로 정했지만 더 깎아주는 곳도 있다" 며 "발 품을 팔면 더 싸게 살 수 있다" 고 귀띔했다.

하이마트(전국 2백7개 매장)는 30일까지 '해피 밀레니엄' 세일을 한다. 특히 대우 수피아 에어컨은 현금의 경우 최고 40%할인 예약판매를 하며 카드결제도 35% 할인에다 8개월 무이자 혜택까지 준다.

컬러TV.냉장고.세탁기.전자레인지.VCR 등 6대 가전을 20~30% 할인 가격으로 내놓았으며 가스오븐레인지.가스레인지.쌀통.압력밥솥 등 다른 제품들도 27~67%까지 싸게 판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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