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보험업 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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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이 SK생명을 인수해 보험업에 진출했다.

미래에셋과 SK생명 대주주인 SK네트웍스는 SK생명 지분 51%를 836억원에 매매하는 본계약을 12일 체결했다고 밝혔다.

SK네트웍스와 SK 계열사들이 보유 중인 나머지 지분 47.6%는 미래에셋이 경영권을 양도받은 뒤 순차적으로 인수할 예정이다. 양측은 설계사를 포함해 4000여 명에 달하는 SK생명 종업원의 고용을 승계하고 일정 기간 고용을 보장하기로 했다. 추가 인수분을 포함한 총 매각금액은 1600억원대다.

SK생명은 자본금 1000억원, 총자산 4조8000억원인 업계 5위권의 생명보험사로 2002년 SK 사태 이후 하나은행 등 채권은행과 SK그룹 측의 합의에 따라 매각이 추진돼 왔다. 지난해 400억원의 단기 순이익을 낸 것을 비롯해 지난 3년간 흑자를 유지했다. 올해 초 미국 메트라이프가 인수 의사를 보였으나 구조조정 등에 관한 이견이 해소되지 않아 매각이 무산됐었다.

미래에셋은 SK생명 인수로 증권.자산운용과 보험을 망라한 종합금융그룹으로 탈바꿈했다. 1997년 설립된 미래에셋은 '박현주 펀드'와 적립식 펀드 등으로 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해 현재 12조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증권과 자산운용.투신운용.캐피털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고 올해 초에는 SK투신운용과 세종투신운용을 인수해 맵스자산운용을 출범시키기도 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최근 주식과 채권에 투자해 펀드 방식으로 운용되는 변액보험이 보험시장의 주력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어 자산운용업과 보험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네트웍스도 이번 매각을 통해 채권단 공동관리를 조기에 벗어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SK네트웍스가 보유 중인 SK생명 지분 74.3%를 모두 넘기면 1200억원의 대금을 확보할 수 있다.

SK네트웍스는 "SK생명 매각가는 채권단과의 경영 정상화 약정상의 예상액인 855억원을 340억원가량 초과하는 것"이라며 "자구계획 이행률이 90%를 넘게 돼 조기졸업 시점이 크게 앞당겨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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