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도 가볍게 든다 … 18㎏ 보닛을 3.3㎏으로 … BMW 다이어트 혁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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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6일 독일 뮌헨에 자리한 BMW 연구혁신센터를 찾았다. 조만간 선보일 신기술을 언론에 공개하는 ‘2011 BMW 이노베이션 데이’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BMW의 두뇌 격인 연구혁신센터는 1987년 문을 열었다. 같은 뜻의 독일어 앞글자를 딴 ‘FIZ(피츠)’로 불린다. 이곳엔 디자인실부터 풍동실험실까지 연구개발에 필요한 모든 시설이 총망라됐다.

BMW 이노베이션 데이는 수업에 가깝다. 오전과 오후를 4개의 과목으로 나눠 개발담당 엔지니어가 강의에 나선다. “우린 서로 대립각을 이룬 성능과 무게, 연료소모율을 동시에 개선하려 합니다. 이런 의지가 담긴 BMW의 슬로건이 ‘이피션트 다이내믹스’입니다.” BMW 연구개발 이사인 클라우스 드래거 박사의 환영인사와 함께 행사의 막이 올랐다.

보닛을 강철 대신 재생종이와 카본섬유 강화플라스틱으로 만들면 무게를 6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첫 번째 과목은 경량화 기술이었다. 행사장엔 재생 종이에 탄소 섬유 강화플라스틱(CFRP)을 씌운 보닛이 전시됐다. 강철 보닛의 무게는 18㎏. 하지만 신소재 보닛은 3.3㎏이다. 한 손으로 번쩍 들어 팔랑팔랑 휘두를 수 있을 정도다. 대시보드는 골격을 마그네슘으로 짜서 무게를 30% 줄였다. 휠은 속을 비워 합성수지로 채우고, 페달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었다.

  두 번째 수업의 주제는 규격화 엔진. 배기량 500㏄짜리 실린더를 더하고 빼 직렬 3, 4, 6기통을 넘나드는 개념이다. 설계와 부품은 물론 생산 공정까지 규격화했다. 그 결과 이 엔진은 가솔린과 디젤, 가로와 세로 배치를 변화무쌍하게 소화한다. 엔진을 규격화하면 같은 부품이 늘어난다. BMW 측은 “엔진 제조원가를 4분의 1까지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트윈 파워 터보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터보 차저는 엔진에 공기를 강제로 압축해 불어넣는 장치다. BMW는 터보차저를 달되 직분사와 가변밸브 기술로 효율을 한껏 끌어올렸다. 이 같은 기술을 함축한 BMW의 엔진 브랜드가 트윈 파워 터보다. 이날 뮌헨의 도심과 아우토반에서 트윈 타워 터보 기술로 거듭난 X1 x드라이브 28i를 시승했다. 6기통 3.0L 가솔린 엔진을 4기통 2.0L 터보로 줄였다. 하지만 최대 토크와 가속은 오히려 더 강력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BMW는 한창 개발 중인 예측 변속 시스템도 선보였다. 주행 중 자동변속기가 몇 단 기어를 무는 게 유리할지 미리 예측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이 적용된 변속기는 도로의 기울기와 코너, 노면상태를 파악한다. 내비게이션의 지도 및 인공위성 정보를 판단의 잣대로 삼는다.

뮌헨=김기범 중앙SUNDAY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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