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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소득 8만7000달러 ‘아부다비 신사유람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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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박병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오른쪽)이 25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아부다비 정부 관료들에게 경제정책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대원어드바이저리서비스 제공]


아부다비 정부의 차세대 장·차관 후보자 20명이 25일 닷새간의 일정으로 방한했다. 한국형 리더십과 경제개발 경험, 산업 육성 노하우 등을 배우기 위해서다. 개화기 조선이 근대 문물을 배우기 위해 일본에 신사유람단을 보낸 것에 비유해 21세기판 ‘아부다비 신사유람단의 방한’이라는 표현도 한국 정부에서 나왔다. 아부다비는 아랍에미리트(UAE)를 구성하는 7개 토호국 가운데 가장 크다. 1인당 국민 소득도 지난해 8만7000달러에 달했다.

 아부다비 내각의 리더십 프로그램 최고책임자인 루스 단처 박사는 “최고위급 리더십 교육은 그동안 주로 미국과 유럽·호주·싱가포르에 아부다비 고위 관료를 파견해 실시했다”며 “이번에 한국에서 하는 첫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인력 육성과 관련해 한국과 더 많은 협력이 이루어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원전 수주와 유전 확보 등을 계기로 아랍에미리트와 포괄적 경제협력이 논의되는 상황임을 감안해 한국 정부도 이들을 극진히 대접했다. 교육을 맡은 강사진도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박병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 권태신 전 국무총리실장, 문정인 전 동아시아위원장 등 호화 진용으로 꾸몄다.

 전·현직 장·차관의 특별 학습과 함께 국내 주요 기업인 삼성전자 공장 견학, SK텔레컴 미래홈 체험, CJ 생방송 방청 체험 등 현장수업도 예정돼 있다. 한전 김쌍수 사장과 SK 최재원 부회장도 이번 방한단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25일 신라호텔에서 첫날 강의를 맡은 박병원 전 경제수석은 “너무 제조업에만 치중하지 말고 다른 산업 육성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인력개발과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는 경제발전을 이룩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우선순위의 과제”라고 조언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도 아부다비 귀빈들에게 환영오찬을 냈다. 윤 장관은 오찬사에서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보지 않은 길’을 인용하며 “두 갈래 길에서 UAE는 100년을 함께할 동반자로 한국을 선택했다”고 했다. 그는 “양국 간 ‘100년간의 전략적 파트너십’의 초석을 다지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번 행사가 매우 의미심장하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UAE와의 협력에 대해 “석유의존적 경제구조 탈피를 위해 제조업 기반 조성, 신재생에너지 개발,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 육성 등을 도울 것”이라며 “전자정부 등 정부 행정역량 강화사업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양국 국부펀드 간 협력사업 진출, 시스템반도체 생산·판매 협력, 미디어·콘텐트산업 공동투자 개발 등 상생 토대도 구축됐다”고 강조했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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