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비엔날레 '삐걱'

중앙일보

입력

오는 3월 29일 개막하는 제3회 광주 비엔날레가 한국측 참여작가들의 집단 반발로 시끄럽다.

본 전시 '인+간'한국.오세아니아 섹션에 선정된 홍성담.임영선.윤석남.김태곤.강운.김호석씨 등 작가 9명은 최근 기자회견을 갖고 재단법인 광주 비엔날레(이사장 차범석)에 작품 제작비를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일부 작가들은 "특별 예산 편성이 이뤄지지 않으면 전시 참여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어 한바탕 분란이 예상된다.

원칙적으로 따지면 선정된 작가들에게 재단측이 제작비를 지원할 의무는 없다. 외국 작가들의 경우 전속 화랑에서 작품을 빌려오는 형식으로 계약을 맺기 때문에 대요료만 지불할 뿐이다. 따라서 현재 재단측의 입장은 "애초에 배정된 예산도 없을 뿐더러 형평의 원칙에 어긋나기 때문에 곤란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작가들의 주장은 "원칙론을 고수하기보다 현실을 감안해달라"는 것. 기금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원천봉쇄된 점을 보상해 달라는 뜻이다.

국제 행사에 참가하는 외국 작가들은 자국에서 각종 기금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국내의 경우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대표 작가들에게는 문예진흥원 기금에서 지원을 하고 있다. 지난해엔 이불.노상균씨가 제작비를 받았다.

하지만 광주비엔날레의 경우 작가 선정 사실을 개별적으로 통보받은 것이 지난해 10월이어서 1년 전에 신청해야 하는 문예진흥원 기금을 받기가 애당초 불가능했다는 것. 일반 기업의 후언 역시 경기가 냉랭한 요즘 상황에선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재단측의 특별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현재 작가들이 요청한 금액은 최소 60만원에서 최고 5천4백만원까지 총 1억5천여만원. 이들은 "작품의 질을 높여 세계와 당당히 겨룰 수 있게 도와 달라"면서 "예산은 홍보용 사전 행사나 부대 전시의 지출을 줄이면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오세아니아 섹션 커미셔너 김홍희씨는 "1.2회 행사때도 동일한 이유로 불만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며 "작가들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창작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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