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후진타오, 독자 GPS 구축 … 하이테크 미군에 도전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의 국가 최고군사기구인 중앙군사위원회는 인민해방군이 2020년까지 우주전·사이버전·정보전·원양해군기동전 등 초현대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첨단장교단을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최첨단 무기체계와 기술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정예 인력을 투입함으로써 해방군을 21세기형 과학기동군으로 재편하겠다는 의도다. 중앙군사위는 해방군과 무장경찰 등 무장세력을 제도하는 최고 조직으로서 국가주석인 후진타오(胡錦濤·호금도·사진)가 주석을 맡고 있다. 따라서 이번 계획요강은 최고지도자인 후 주석의 의지를 담고 있다. 미군에 버금가는 첨단 군대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는 20일 군사위가 이런 내용을 담은 ‘2020 전군인재발전계획요강’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번 계획이 육·해·공군을 아우르는 합동작전 수행, 정보전 운용, 사이버전 수행, 첨단무기체계 운용의 4개 분야에서 전문장교를 양성해 현대전을 치를 능력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계획요강은 최첨단 과학·기술 연구와 재건 활동 훈련 프로그램의 철저한 준비를 강조하고 있다. 전·현직 외국 전문가 영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인민해방군은 현재 230만 명에 이르는 병력을 2020년까지 80만을 줄여 150만 명 수준으로 축소할 예정이다. 이에 따른 전력 공백을 첨단무기로 대체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군 현대화·정예화 작업을 추진하면서 전문인력 확보가 절실해진 것이다.

 실제로 하드웨어 부문에서 중국군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12일 독자적인 위성항법시스템인 베이더우(北斗) 프로젝트의 1단계 작업을 끝냈다. 모두 8기의 항법위성을 우주로 쏘아 올려 중국은 물론 아시아·태평양 지역까지 아우르는 중국판 GPS(Global Positioning System·위성위치확인시스템)를 구축했다. 이로써 서방의 GPS 없이도 독자적으로 전쟁을 치를 수 있는 지리정보 능력을 확보했다.

  해군은 오는 7월께 첫 항공모함인 스랑을 진수하고 2020년까지 적어도 3척의 항모를 확보해 원양을 아우르는 항모전단을 구성한다는 야심 찬 계획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계획요강에선 소말리아 해역에서 출몰하는 해적 퇴치 활동 등 해외작전 수행을 위한 인력 확보도 강조하고 있다. 중국 해군의 활동 범위가 전 지구적으로 확대되는 시대를 대비한 포석이다. 공군은 자체 개발한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젠(殲)-20의 두 번째 시험비행을 17일 무사히 마치고 전력화 작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육·해·공군 비율의 과감한 조정이다. 육군의 비율을 현재 60%에서 50%로 줄이고, 대신 해군과 공군의 비율을 각각 25%로 늘리기로 했다. 인민해방군 장성 출신인 쉬광위(徐光裕·서광유) 중국 군축통제협회 이사는 “군 감축에도 불구하고 첨단 장교단 육성은 영향을 받지 않고 꾸준히 추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콩=정용환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