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작고작가 사후 재평가 특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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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이 작고작가의 예술세계를 집중조명하는 특별전시회를 올해부터 마련한다.

그 첫 전시가 심산 노수현(1899-1978)의 특별전. 현대미술관은 그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오는 4월부터 6월까지 덕수궁 미술관에서 특별전을 개최할 방침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산수> 등 대표작 70여점이 선보여 근대한국화 거장인 그의 작품세계를 현대적으로 계승. 발전시키는 계기를 제공하게 된다.

노수현전은 국내 미술계가 특정작가를 사후에 본격 재조명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외국의 경우 유명작가의 기념전을 사후 100년 또는 200년 등 일정한 시점에 집중 개최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이를 그동안 소홀히 해왔다.

현대미술관은 작고작가 기념전으로 그의 예술세계를 재평가하는 것이 미술발전에 중요하다고 보고 첫 작가로 노수현을 선정해 이번에 전시회를 갖는 것이다.

노수현은 변관식.김은호.박승무.이상범.허백련과 더불어 근대 전통산수화 6대가로 꼽힌다. 안중식.조석진에게서 전통화법을 배운 그는 1923년 이상범.변관식과 더불어 소장미술인단체인 동연사를 결성해 전통회화의 변혁을 시도했다.

이들은 종래의 관념적 산수화법을 극복해 사생과 현실시각에 입각한 수묵화 풍경을 추구하자고 주장했던 것. 형식적 전통주의 답습과 맹종에 반기를 든 이들의 작품경향은 이후 한국화 흐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장영준 현대미술관 학예연구관은 "이번 노수현전은 작고작가를 재평가해 그 맥을 발전적으로 계승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할만 하다"면서 "특정 작가나 단체를 재조명하는 전시회를 앞으로 정례화시켜가겠다"고 밝혔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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