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재즈 보컬리스트로의 변신 시도, 조지 마이클

중앙일보

입력

'왬'의 조지 마이클이 감미로운 재즈 음율이 가득한 신보 〈Songs from the Last Century〉를 들고 팬들을 다시 찾았다. 'Songs from the Last Century'라는 무거운 주제 의식이 부가된 표제에서 나타나듯이 그는 지난 백년간의 대중 음악의 시각을 재즈에서 찾고 있다.

'왬' 시절, 그의 음악은 엡템포와 댄스 팝, 소녀 취향의 발라드에만 제한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의 재즈 보컬 리스트로의 출발은 예정된 수순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소울 음악의 대부인 마빈 게이를 추종하며, 아레사 프랭클링과의 협연, 96년 에서 보사노바의 교주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의 'How Insensitive'를 멋지게 소화했던 점. 최근에는 컴템포러리 재즈 색소포니스트 데이브 코즈의 앨범을 프로듀서했던 이력에서 그의 음악적 여정이 재즈로 향하고 있음은 예견되고 있었다.

조지 마이클이 앨범 타이틀에 'Songs From The Last Century'라고 명시하고 있듯이 재즈는 20세기를 대표하는 현대 음악이다. 조지 마이클은 새로운 시간을 맞는 시점에서 지난 세기의 음악을 정리하며, 이를 통해 새로운 출발을 선언하고 있다. 그의 변화가 일시적인 현상일지, 이 앨범이 조지 마이클이라는 새로운 재즈 보컬리스트의 탄생을 선언하는 출발점인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지만, 그는 재즈에 대한 분명한 이해로 성숙한 재즈 보컬의 자질은 충분히 내비쳤다.

〈Songs from the Last Century〉의 첫곡 'Brother Can You Spare a Dance'는 5-60년대 웨이버스, 톰 존스의 노래로 히트했던 곡. 조지 마이클은 흐느끼는 듯한 창법으로 짙은 우수를 선사한다.

'Roxanne'는 80년대 초반을 풍미했던 록 그룹 폴리스의 히트 곡. 조지 마이클의 중성적인 음색이 빛을 발하는 감성적인 곡이다. 위대한 재즈 디바빌리 할리데이와 엘라 피츠제랄드의 애창곡, 그리고 지미 스미스, 덱스터 고든의 연주로 친숙한 재즈 스탠더드 넘버 'You've changed'에서는 꿈을 꾸고 있는 듯한 현악 오케스트라에서 실려 원곡의 애절함을 새롭게 덧입히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