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it item ① 끈팔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8면


‘한 듯 안 한 듯, 보일 듯 말 듯’. 속옷 광고 문구처럼 보이는 이 표현은 실은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끈 팔찌’ 얘기다.

원색의 얇은 실을 한두 가닥 무심하게 팔에 동여맨 모양이 특징인데 흔히 ‘행운의 팔찌’라고도 불린다. 잠금장치가 따로 없이 완전히 매듭을 지어버리기 때문에 이 팔찌는 한 번 동여매면 풀지 못한다. 그래서 팔찌를 팔에 매는 순간부터 매일 소원을 빌면 실이 해어져서 팔찌가 끊어졌을 때 그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다.

이런 주술적인 의미의 유래는 다양하다. 스페인 집시들 사이에서 오래 전부터 전해진 것이라는 얘기도 있고, 미국 9·11 테러 이후 친구의 안전을 빌며 선물하던 팔찌에서 시작됐다는 말도 있다. 불교신자인 영화배우 리처드 기어가 팔에 감고 나온 작은 염주에서 힌트를 얻어 액세서리 판매자들이 만들기 시작했다는 설도 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손목이 드러나는 옷을 자주 입게 되는데 부피가 크고 화려한 팔찌가 부담스러울 때 한 듯 안 한 듯 얇은 끈 팔찌로 남다른 감각을 뽐낼 수 있다. 두꺼운 팔찌를 하는 게 부담스러운 남자들도 환영하는 눈치다. 수시로 풀었다 채웠다 할 수 있도록 작은 잠금장치를 달고 다양한 펜던트를 단 디자인도 여럿 보인다. ‘실이 해어져서 팔찌가 끊어지고 소원이 이루어지는 것’도 좋지만 매일 끈을 팔에 감고 있기가 영 불편하기 때문이다.

‘소원을 이루어준다’는 의미는 다양한 펜던트가 대신하고 있다. 평화를 상징하는 피스 펜던트나 몸에 지니고 다니면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탄생석을 단 디자인들이다. 12pcs(원투피시에스)의 정성혜 디자이너는 “행운의 상징이라는 의미도 있고, 부피가 작아서 다른 팔찌들이나 시계에 겹쳐 하기 좋은 게 얇은 끈 팔찌의 장점”이라며 “색깔별로 여러 줄을 함께 하거나, 중심이 되는 팔찌·시곗줄·옷 색깔에 맞춰 동일 계열 또는 보색 계열로 한두 줄만 하는 게 멋져 보인다”고 조언했다.

글=서정민 기자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촬영 협조=보테가 베네타·스와로브스키·일루미나르·주시꾸튀르·펜디·12pcs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