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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틀러 군기잡기 … 의원 7명, 160분 난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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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12일 오후 2시. 26석의 국회 본회의장 국무위원석은 최중경(사진) 지식경제부 장관이 홀로 지키고 있었다. 국제회의 참석을 이유로 8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 불출석한 최 장관 한 명을 상대로 ‘이례적인’ 긴급현안질의가 열렸기 때문이다.

 최 장관은 국무위원 답변석 마이크 앞에 서서 박희태 국회의장에게 90도로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그러나 여야 의원들은 최 장관의 국회 불출석 문제를 따지기 시작했다. 특히 민주당 노영민 의원은 10분의 질의시간 중 7분 이상을 최 장관의 출석 문제에 할애했다.

 노 의원은 “국회가 최 장관 한 명을 상대로 본회의를 연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최 장관은 (지난 1월) 임명된 이후 한 번도 (국회에) 출석을 안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최 장관은 “그 사이 대정부 질문이 한 차례 있어 참석했다”고 대꾸했다. 그러자 의원석에선 “2월에도 아무 소리 안 하고 갔어” “대답 똑바로 해”라고 고함이 반말로 터져 나왔다.

 그래도 최 장관은 동요하지 않았다. 노 의원이 “최틀러(최 장관과 히틀러의 합성어)라는 별명을 아느냐. 혹시 즐기시는 것 아니냐”고 묻자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노 의원이 “장관이 참석한 국제회의에는 총 23개국이 참가했는데, 장관은 11명뿐이고 나머지는 차관이 참석했다. 국회를 무시하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이자 최 장관은 “국회를 무시한 적 없다. 제가 설명이 부족했다”고 몸을 낮췄다. 그러면서 “중요한 국제회의에 참석할 때 양해해 주는 관행이 있었기 때문에…”라며 섭섭해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여당에서도 최 장관의 불출석을 문제 삼았다. 정의화 국회 부의장은 “후쿠시마 일본 원전 때문에 국민이 걱정하고 있는데 주무장관이 자리를 비우는 것도 적절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이종혁 의원은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고 국회는 국민의 대표기구”라며 “각별히 주의하라”고 했다. 최 장관은 “네”라고 짧게 답변했다.

 2시간40분 동안 이어진 질의에서 최 장관은 줄곧 선 채로 의원들의 질문 공세를 받아야 했다.

 최 장관은 이날 긴급현안질의에서 “정부 액션플랜에 따르면 두바이유를 기준으로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를 넘어가면 유류세 인하를 검토하도록 되어 있다”며 “추이를 보면서 필요하다면 유류세 인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정유 3사의 기름값 인하와 관련해선 “이번 주말이나 내주 초 (재고가 소진되면 주유소) 가격 할인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관련, “한반도에 방사능이 오는 문제는 국민 생활 안전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강기헌 기자

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지식경제부 장관

1956년

[現] 민주당 국회의원(제18대)

1957년

[現] 한나라당 국회의원(제18대)
[現] 국회 부의장

1948년

[現] 한나라당 국회의원(제18대)

195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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