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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Y2K, `지자기폭풍' 비상

중앙일보

입력

전세계가 Y2K(컴퓨터 2000년 인식 오류문제) 공포에 싸여 컴퓨터를 바라보고 있는 사이 하늘에서 또하나의 Y2K가 다가와 사람들을긴장시키고 있다.

또하나의 Y2K는 태양활동이 11년만에 극대기로 들어서면서 강력한 태양풍이 발생, 지구를 둘서싼 전리층.지자기층을 교란시키면서 각종 인공위성과 지상의 전력, 전자장치에 피해를 주는 지자기 폭풍(geomagnetic storm) 이 바로 그것이다.

태양은 11년을 주기로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강력한 복사에너지와 막대한 양의전기를 띤 하전입자를 방출한다. 이것이 바로 태양풍이다.

이 시기에 태양표면에서는 100메가톤급 수소폭탄 100만개가 동시에 폭발하는 것과 같은 강력한 폭발(코로나물질방출=CME:Corona Mass Ejection) 이 일어나고 이때방출된 하전입자는 시속 160만㎞ 이상의 빠른 속도로 날아와 지구와 충돌한다.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것은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전리층과 지자기층으로 태양에서 날아온 하전물질이 이들 층을 교란시켜 지자기 폭풍이 발생, 이곳에서 지구를돌고 있는 많은 인공위성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게 된다.

일단 지자기층에서 한번 걸러진 태양풍은 지상에까지 도달해 지상의 대형 송전설비와 정밀 전자기기에도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 이런 태양풍의 활동은 인류에게 생소한 것은 아니다.

고위도 지방에서 나타나는 아름다운 오로라현상은 태양풍이 전리층과 지자기층을 교란시키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그러나 11년을 주기로 찾아오는 태양활동 극대기에는 태양풍의 위력이 너무 강해 오로라현상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상업위성이나 군사위성, 전력회사 등에 강력한위협이 된다.

태양활동 주기는 태양 표면의 흑점 숫자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태양 흑점의 숫자는 11년을 주기로 증감을 반복하고 그에따라 태양활동 극대기와 지자기폭풍의 발생도 11년을 주기로 일어나게 된다.

지난번 강력한 지자기 폭풍이 발생했던 때가 바로 11년 전이다.

89년 3월 13일 새벽 3시 엄청난 지자기 폭풍으로 캐나다 퀘백주 전력회사의 송전설비에 이상이 발생, 6백여만명의 주민이 정전으로 고통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11년만에 찾아오는 이번 태양활동 극대기가 공교롭게도 2000년 1월부터 4월께까지 있을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또하나의 Y2K''라고 부르며 각종인공위성과 통신설비, 송전설비 등에 큰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11년전에 비해 인공위성의 숫자가 크게 증가했을 뿐아니라 통신과 지구위치정보시스템(GPS) , 군사위성 등 인공위성의 이용도 크게 늘고 지상 전력설비와 정밀전자장비 등 지자기폭풍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장비도 급증했기 때문이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 의 지질학자 돈 헤르조그박사는 "태양 흑점의 활동이 극대기에 들어서면 소규모 지자기 폭풍이 일주일에 몇차례씩 발생한다"며 "대규모 지자기 폭풍이 발생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USGS는 새 밀레니엄과 함께 시작될지도 모를 대규모 지자기폭풍에 대비해 세계13곳에 관측소를 설치하고 하루 24시간 지구 자기장을 감시하며 이에 대한 자료를세계 각국의 인공위성 운영기관 등에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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