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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식어가 자연산보다 훨씬 비쌀 수 있다는 것 입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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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노르웨이 ‘마린하베스트’사의 연어는 좋은 맛과 색을 내기 위해 맞춤 사료를 쓰고, 백신 개발로 항생제 없이 양식된다. 마린하베스트 직원이 양식 중인 연어를 들어 보이고 있다.

세계 최대 연어 양식 기업인 노르웨이의 마린하베스트(Marine Harvest) 본사의 한 임원이 최근 한국을 찾았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개최한 ‘2011년 수산 전망대회’에 참석한 아너 소르빅 전략·마케팅 담당 부사장이었다. 그는 마린하베스트의 성장 비결과 글로벌화 전략을 소개했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이번 회의의 화두는 국내 수산업의 글로벌화였다”며 “연어 하나로 굴지의 기업을 일군 마린하베스트는 대표적인 벤치마킹 대상”이라고 말했다.

 수산 양식업은 떠오르는 금맥이다. 수산물 수요는 급증하는데 어획 자원은 급감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최근 수산물 가격도 크게 오르고 있다. 농식품부는 최근 “수산 양식업을 미래 신수출 동력 산업으로 지정하고 적극 키우겠다”고 발표했다.

 연어 양식으로 한해 145억 노르웨이 크로네(약 2조7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마린하베스트는 ▶앞선 양식 기술 ▶글로벌화 전략 등으로 세계 연어 시장의 25%를 점유하고 있다. 이곳에서 키운 연어는 마리당 8달러 안팎에 팔린다. 자연산 연어보다 최대 네 배까지 비싼 가격으로 시세가 형성돼 있다. 마린하베스트코리아 정일균 이사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맛과 색깔을 내기 위해 다양한 사료를 개발한 것이 비결”이라며 “예를 들면 붉은 색깔이 잘 돌게 하기 위해 새우 성분을 사료에 배합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마린하베스트는 1965년 설립돼 최초로 양식 연어를 상업화한 회사다. 미국·유럽 등지에서 연어 수요가 급증하며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이 회사는 양식 기술을 개발해 생산 원가를 떨어뜨렸다. 100만 마리 규모의 양식장을 관리하는 데 직원은 단 3명만 근무한다. 컴퓨터로 수온·염도를 점검하고, 먹이도 자동으로 공급하기 때문이다. 친환경 기술을 개발해 환경 오염 논란도 종식시켰다. 치어 단계에서 백신을 놓으면 양식장에 항생제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도 연어가 병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이 회사가 한 해에 생산하는 연어는 32만7000여t. 19개국에 생산·가공 시설과 판매 지사를 두고 있다.

 정부는 우리 수산 기업들도 이런 식의 수산 양식업에 더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현재 원양 어업과 가공 위주의 사업 규모가 개편돼야 한다는 것이다. 농식품부 수산정책과 조일환 서기관은 “국내에선 ‘자연산 어류가 고급이고 양식 어류는 그렇지 않다’는 편견이 있지만, 마린하베스트는 양식 어류가 자연산보다 훨씬 비싸게 팔릴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기업”이라며 “기술 개발을 통해 양식업에 접근한다면 첨단 기술 산업 못지않은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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