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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2시간42분 혈투, 전자랜드 먼저 웃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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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서장훈(左), 문태종(右)

‘독기 품은 사나이’ 서장훈(37)과 ‘승부처의 사나이’ 문태종(36)이 전자랜드의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었다.

 전자랜드는 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KCC와의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차전에서 2차 연장 끝에 94-91로 이기고 첫 승을 거뒀다. 서장훈이 18득점, 문태종이 27득점을 기록했다.

 전자랜드는 정규리그 2위로 4강에 직행했다. 이날 전자랜드는 정규리그를 마친 뒤 16일 만에 경기를 치렀다. 경기감각이 떨어진 전자랜드는 3쿼터 중반까지 KCC에 16점 차로 끌려갔지만 4쿼터부터 무서운 추격전을 시작했다.

 그 중심에는 서장훈이 있었다. 서장훈은 2008~2009 시즌 KCC에서 뛰다 시즌 도중 팀과의 불화설에 시달리며 전자랜드로 이적했다. 그리고 이번 시즌 챔피언결정전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KCC를 만났다.

 서장훈은 이를 악물고 뛰었다. ‘발이 느리다’는 평가를 들었던 그는 4쿼터 7분쯤 박성진의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팀 속공을 골밑으로 달려나가며 직접 마무리했다. 이 속공으로 전자랜드는 72-71로 첫 역전에 성공했다. 또 서장훈은 ‘몸싸움을 기피한다’는 편견을 비웃듯 4쿼터 막판 몸을 던져 넘어지면서 에릭 도슨의 공을 스틸해 냈다. 그는 4쿼터 종료 1분39초 전 하승진을 막다가 5반칙으로 퇴장당했다.

 연장전에서는 문태종이 빛났다. 문태종은 이날 27득점 중 8점을 1차 연장에 몰아넣었다. 그는 연장전 시작과 동시에 깔끔한 미들슛을 꽂아 넣더니 팀이 77-81로 끌려가던 1차 연장 3분쯤 과감한 3점포를 성공시켰다. 그리고 곧바로 골밑 슛을 넣으면서 크리스 다니엘스의 파울을 얻어 내는 3점 플레이를 보여 줬다. 문태종이 연속 6득점하면서 경기는 2차 연장까지 이어졌다.

 2차 연장에서는 전자랜드가 신기성(4득점)과 정병국(2득점)의 활약으로 승리를 따냈다. 이날 경기는 2시간42분간 진행돼 역대 플레이오프 최장시간(종전 2011년 3월 28일 KCC-삼성전·2시간36분) 신기록을 세웠다. 강병현과 크리스 다니엘스(이상 KCC)를 비롯해 서장훈·정영삼·박성진(이상 전자랜드)이 모두 5반칙으로 물러나는 접전이었다. 서장훈은 경기 후 “1승 이상의 값어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KCC 추승균은 이날 프로농구 최초로 플레이오프 100경기에 출전하는 기록을 세웠다. 두 팀의 2차전은 7일 인천에서 열린다.

인천=이은경 기자 kyong88<@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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