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한 교제 사라진 대학가…'곧바로 관계' 늘었다

미주중앙

입력

업데이트

젊은이들 사이에서 데이트가 사라지고 있다. 교제없이 남녀가 만나 바로 성적 접촉(Hookup)을 하는 것이다.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약속과 책임이 뒤따르는 교제보다는 가벼운 섹스가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반면 성경험이 없는 젊은이도 늘었다. USA투데이가 보도한 18~24세 남녀 성인의 성을 분석했다.

▶데이트보다는 훅업 = 스탠포드대학이 2005년부터 20개 칼리지와 대학의 1만7000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칼리지 소셜라이프 연구'에 따르면 4학년생 72%가 최소 한번 이상의 성적 접촉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적 접촉 평균 횟수는 여학생이 7.1번 남학생이 9.7번이었다. 최근 만남에서 한 성행위에 대해 35%는 키스와 터치 손을 사용한 성기 접촉과 구강성교는 각각 12% 였다. 또 성교는 40%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뉴욕에 있는 포드햄대 4학년생인 캐슬린 아담스(23)는 "캠퍼스에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많아 여학생들은 남자를 놓고 서로 경쟁해야 하고 남학생은 여자와의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는 상황"이라며 "남학생들도 '내가 왜 공 들여가며 데이트를 해야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실제 최근 남녀공학 대학생에 대한 센서스 자료에 따르면 2009년 대학생 중 여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은 56%로 절반을 넘는다.

18~23세 2만5000명을 대상으로 200여 차례 인터뷰를 통해 전미 연구 4개 자료를 분석해 '미국의 혼전 성관계'를 펴낸 마크 레그너러스 텍사스대 사회학 교수는 "젊었을 때 책임이 뒤따르는 교제를 원하는 젊은이가 줄었다"며 "이는 남녀가 성행위에 빨리 접어들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뉴욕주립대 빙햄톤 캠퍼스 저스틴 가르시아 펠로우 박사는 "데이트가 부족하다는 것은 젊은이들이 관계를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테레사 다우닝-매티백 사회학자는 "많은 젊은이들이 귀찮고 불편한 상황을 싫어하면서 데이트 교제를 피하고 있다. 이들은 구속을 싫어하고 자유를 원하며 책임을 져야하는 관계에는 관심이 없다"며 "이들은 성행위가 없는(빠진) 관계는 맺지 않는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아이오아주립대 레이첼 커티스(22)는 "주변을 보면 다시 보지 않을 사람과의 한번으로 끝나는 섹스를 원한다"며 "주말마다 성적 만남을 원하는 여학생들도 있다. 하지만 기회 자체가 없을 때도 있다. 그들은 이런 날은 '운 없는 밤'이라 부른다"고 말했다. 젊은이들에게 '훅업'은 부담스럽게 관계를 맺지 않고도 성적 욕구를 표출할 수 있는 방법인 것이다. 교제를 대신하는 훅업이 이들에게는 대세다.

▶무경험자도 늘어 = 그렇다고 모두가 가벼운 섹스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스탠포드대가 3월 발표한 2006~2008년 자료에는 4학년생 24%가 동정을 간직하고 있다고 나와있다. 18~19세 남녀 학생 25% 20~24세 남학생 13% 여학생 12%가 한번도 성적 접촉을 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이는 2002년 18~19세 남학생 22% 여학생 17%와 20~24세 남녀학생 각각 8%에서 늘어난 수치다. 듀크대가 2007년 1.4학년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남학생 40% 여학생 53%가 성경험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금욕주의 성행위 자제에 대한 공감대가 커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인터넷 포르노로 인해 섹스에 대해 시들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다우닝-매티백 사회학자는 "학생들이 버추얼 섹스 웹사이트를 보여주더라. 섹스 사이트 접근이 너무 쉬운 것"이라며 "젊은이들은 상대방에게 거절당할 부담이 없는 온라인상에서 웹캠을 통해 성관계를 보며 성적 욕구를 해소하기도 한다. 아바타로 버추얼 섹스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번도 직접적인 성교나 성적 접촉을 하지 않았다지만 채팅이나 웹캠을 통해 만난 온라인 파트너가 100명이 넘을 수도 있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재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