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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베갯잇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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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겨울의 묵은 때를 벗기고 봄을 맞이하려는 주부들의 손놀림이 바쁘다. 봄맞이 대청소 중 빠질 수 없는 것이 침구를 계절에 맞게 갈아 주는 일이다. 화사하고 가벼운 이불로 바꿔 주기만 해도 집 안에 봄이 물씬 찾아온다.

 “봄을 맞아 이불이며 베갯잎을 화사한 연두색으로 바꿨다” “꽃이 그려진 베갯닢만으로도 방 안에 봄이 온 것 같은 기분”이라고 표현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이처럼 베개의 겉을 덧씌우는 헝겊을 ‘베갯잎’ 또는 ‘베갯닢’이라 하는 사람이 많으나 ‘베갯잇’이 바른 표현이다. ‘베갯잇’은 ‘베개’와 ‘잇’의 합성어다.

  ‘잇’은 ‘이부자리나 베개 등의 거죽을 싸는 천’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번 주말에 욧잇과 이불잇을 뜯어서 빨 계획이다”에서처럼 ‘요’ ‘이불’ 등과 결합해 ‘욧잇’ ‘이불잇’ 등으로 쓰이기도 한다.

 참고로 잠을 자거나 누울 때 괴는 물건인 ‘베개’를 ‘벼개’ ‘비개’ 등으로 쓰는 경우가 있으나 ‘벼개’는 ‘베개’의 옛말, ‘비개’는 ‘베개’의 사투리다.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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