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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성 확보한 전통, 여성국극 '춘향연가'

중앙일보

입력

중국에 경극이, 일본에 가부키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국극이 있다.

국극이란 판소리와 전통춤에 극적인 요소가 담겨있는 우리만의 독특한 예술장르라 할 수 있다. 한가지 특이한 점은 경극이나 가부키가 모두 남자들로만 구성된데 반해 국극은 등장인물이 모두 여자다.

1948년 10월 시공관에서 <옥중화>를 공연한 이후 50주년을 맞게 된 여성국극예술협회는 올해 마지막 공연으로 '춘향연가'를 무대에 올렸다.

오월 단오날.
남원 군수의 아들 이몽룡이 하인 방자와 함께 광한루를 찾았다. 그리고 마침 그네를 뛰고 있던 춘향을 보고 한눈에 반하는데...

광한루에서 춘향과의 짧은 만남을 가진 이도령은 춘향을 잊지 못해 늦은 밤 방자를 앞세우고 춘향의 집을 찾는다. 그곳에서 춘향모 월매를 만나 춘향과의 백년해로를 약속하고 둘은 사랑을 속삭인다.

춘향과 이도령의 사랑이 무르익을쯤 갑자기 이도령의 부친이 한양으로 부임하게 되면서 이 둘의 사랑에 시련이 찾아든다.

후임으로 온 변사또는 소문을 듣고 춘향을 불러 온갖 회유와 협박으로 수청을 명한다. 하지만 이미 이도령에게 마음을 준 춘향은 이를 거절하고 마침내 집장사령의 매서운 매질을 당한 후 옥에 갇힌다.

한편 서울로 떠난 이몽룡은 과거에 급제하여 전라어사의 직책을 받고 다시 남원 땅으로 향한다. 남원 초입에서 마침 옥중 춘향편지를 가지고 이도령을 찾아나선 방자와 만난 이몽룡은 애절한 춘향의 사연을 읽고, 춘향의 일편단심 님 사랑에 목이 메인다.

춘향을 살려달라 지극 정성으로 기원하는 월매 앞에 이도령이 나탄나지만 이도령의 초라한 행색은 월매에게 실망과 한탄만을 안겨준다.

춘향과의 옥중 재회로 이도령은 억장이 무너진다.

변학도의 생일 잔지.
남루한 차림으로 나타난 이도령은 의미심장한 글귀를 남기고, 변학도는 춘향을 불러 다시금 수청을 명하지만 춘향은 끝내 거절하고 결국 목을 치라는 명이 떨어진다.

바로 이때 암행어사 출도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오며 어사또 이도령이 등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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