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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베가 시실리아’ 100만원 육박 … 아르헨은 ‘말벡’ 계통 레드 와인 강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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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국내에서 스페인 와인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가격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은 품질 덕이다. 와인 이름을 잘 모르고 사도 실패 확률이 높지 않은 와인이 바로 스페인산이다. 스페인에선 기원전 1000년부터 포도를 재배했다. 프랑스·이탈리아 등에 비해 생산성이 높지는 않으나 최근 꾸준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스페인에도 다른 와인 생산국처럼 4단계 등급 체계가 있다. 우리나라에는 ‘퀄리티’ 등급인 DOC 정도가 가장 많이 수입된다. 이 나라 와인을 고를 때는 등급 못지않게 라벨에 표기된 숙성 기간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3년 이상(최소 1년 이상 오크통) 숙성한 레드 와인과 2년 이상(최소 6개월 이상 오크통) 숙성한 화이트 와인에는 ‘리제르바(Reserva)’ 표기를 한다. ‘그란 리제르바(Gran Reserva)’란 5년 이상(최소 1년6개월 이상 오크통 숙성)된 레드 와인과 4년 이상(최소 6개월 이상 오크통) 숙성된 화이트 와인을 뜻한다. 숙성 기간이 가장 짧은 와인은 ‘크리안자(Crianza)’라고 한다.

 스페인 와인의 힘은 다양성이다. 레드 와인용인 템프라니요(Tempranillo)·가르나차 틴타(Garnacha Tinta)·그라시아노(Graciano)·모나스트렐(Monastrell), 화이트 와인용인 아이렌(Airen)·비우라(Viura)·말바시아(Malvasia) 등 200여 포도 품종이 재배된다. 스페인 최고 와인으로 꼽히는 ‘베가 시실리아 우니코’는 병당 100만원에 육박한다. ‘도미니오 데 핑구스’는 대중적 와인이 많은 템프라니요 품종을 쓰지만 모던한 스타일의 고급 와인으로 평가 받는다. 주정 강화 와인인 ‘셰리 와인(Sherry Wine)’과 스파클링 와인인 ‘카바’도 유명하다.

 아르헨티나 와인은 스페인 와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스페인의 식민 지배를 받은 탓이다. 아르헨티나에선 19세기부터 와인 제조가 시작됐다. 당시 유럽 포도밭에 병충해가 덮치자 와인을 만들지 못하게 된 와이너리들이 대거 아르헨티나로 눈을 돌린 덕이다. 저렴하면서 품질이 고른 와인이 만들어지면서 1970년대 아르헨티나의 1인당 와인 소비량은 90L에 달했다. 80년대 이후에는 해외 시장을 목표로 한 고품질 와인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아르헨티나 고유 품종인 ‘말벡(Malbec)’ 계통의 레드 와인들이 특히 강세다. 아르헨티나 유수의 ‘카테나 사파타(Catena Zapata)’ 와이너리에서 만든 것들은 전문 잡지인 ‘와인 스펙테이터’의 100대 와인에 꼽힐 만큼 품질을 인정 받는다. 이 나라를 대표하는 와인 브랜드인 ‘트라피체 이스카이(Trapiche Iscay)’도 세계 주요 와인 잡지와 평가 대회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셰리와인(Sherry Wine)=발효가 끝난 일반 와인에 브랜디를 넣어 알코올 도수를 높인 와인으로 포르투갈의 포트와인(Port Wine)과 함께 세계 2대 주정 강화 와인이다. 식욕을 돋우는 식전와인(Aperitif Wine)으로 주로 쓰인다. 장거리 항해시 와인이 변질되지 않도록 브랜디를 넣은 데서 유래했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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