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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의 세번째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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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김범수 NHN 공동창업자는 28일 서울 태평로에서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사 ‘포도트리’의 신제품 출시 간담회를 진행했다.

“항구에 머물면 안전하겠지만 그건 배의 존재 이유가 아니다.”

 김범수(45) NHN 공동창업자는 28일 자신이 NHN를 떠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인생을 배에 비유해 벤처인의 도전정신을 강조한 것이다. 28일 서울 태평로 씨스퀘어에서 열린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개발사 ‘포도트리’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다. 포도트리는 그가 무료 메시징 서비스 카카오톡 개발사인 카카오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이는 ‘김범수표 벤처기업’다. 이 회사 대주주인 그는 카카오에서와 마찬가지로 이사회 의장을 맡는다.

 그는 포도트리에 30억원을 투자한 이유에 대해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 혁명이 진행 중인 격변의 시기다. 앱 개발은 ‘이거 괜찮다’가 아니라 ‘이거 안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시작한 것”이라고 토로했다. 일반 인터넷 콘텐트의 경우 불법 복제 문제가 심각한데 스마트폰 앱은 제 값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주효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카카오에 100여억원을 투자한 배경도 설명했다. 그는 “2008년 NHN을 떠나면서 삶의 새 목표를 찾기로 했다. 그때 결심한 게 ‘100명의 벤처 최고경영자(CEO)를 만들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소규모 정보기술(IT) 벤처를 인수했고, 도전과 실패를 거듭한 끝에 2010년 초 카카오톡을 출시했다. 현재 카카오톡 가입자는 900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1000만 명에 이르는 스마트폰 사용자 대부분이 이 서비스를 쓰고 있는 것이다. 김 의장은 “카카오의 이제범 대표가 (내가 세운) 1호 벤처 CEO라면, 포도트리 이진수 대표가 두 번째”라고 말했다. NHN 마케팅센터장과 카카오 부사장을 거친 이 대표는 김 의장의 오랜 ‘벤처 동지’이기도 하다.

 이날 포도트리는 그간 개발한 3종의 앱을 선보였다. 이 중 영어 어휘학습 앱 ‘수퍼 0.99 영단어 3만’과 ‘세계인물학습만화-who?’는 먼저 국내 시장에 내놓은 뒤 다음 달부터는 글로벌 시장 공략에 들어간다. 다음 달 글로벌 시장에 내놓을 ‘큐브 독’은 3차원(3D) 기반에서 사용자가 직접 캐릭터를 만들며 즐길 수 있는 앱이다. 6월에는 이에 더해 고전을 3D 기법으로 재구성한 ‘오즈의 마법사’를 출시할 예정이다.

 김 의장은 “벤처의 성공 요인으로 흔히 사람·아이템·자본·타이밍을 꼽는다. 포도트리는 이 네 박자가 잘 맞아떨어진 회사로, 지금 당장의 결과물보다 앞으로가 기대되는 회사”라고 자평했다.

 한편 이 날 간담회에서 이진수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콘텐트로 새로운 한류 바람을 일으키고 싶다”며 “5년 안에 세계 온라인 마켓에서 10억 다운로드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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