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건강속설, 정말 맞나요?] 대머리 남성, 정력 좋을 줄 알았더니 …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4면

대머리는 남성호르몬과 관련이 깊다. 이 때문에 정력이 세서 대머리가 됐다고 오해한다. 그러나 대머리와 정상모발을 가진 남성은 테스토스테론 분비량에서 별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대머리를 일으키는 주범은 유전자다. 남성호르몬은 잠자던 대머리 유전자를 자극해 깨운 촉매제였을 뿐이다.

 남성호르몬은 사춘기 이후 급격히 증가한다. 부모로부터 대머리 유전자를 물려받았다면 17세에 탈모가 시작되기도 한다. 서양인의 50%, 동양인의 20% 정도가 갖고 있다. 유전적 소인이 있다고 반드시 대머리가 되는 것은 아니다. 발현 여부와 시기에는 규칙이 없다.

 테스토스테론은 고환에서 생긴다. 혈류를 타고 뇌를 비롯한 온몸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다 5-알파 환원 효소와 만나 대사되면 디하이드로 테스토스테론, 즉 DHT로 변환된다. DHT는 또 다른 형태의 남성호르몬으로 태아 때만 해도 남성생식기를 만드는 기능을 한다.

 반면 나이가 들면 문제가 된다. DHT는 머리카락을 만드는 모낭세포를 위축시키고, 모발의 생장주기를 단축시킨다.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수가 줄어든다. 또 전립선의 성장을 촉진한다. 전립선비대증과 탈모 치료제의 성분이 같은 이유다.

 여성도 대머리 유전자를 물려받고 테스토스테론이 있다. 하지만 이를 DHT로 만드는 5-알파 환원 효소가 절반으로 적다. 결국 테스토스테론이 DHT로 변하지 않게 막는 게 관건이다. 두뇌 활동, 모자 착용, 야한 생각과 탈모는 무관하다. 다만 DHT의 자극이 한계치를 넘었거나 노화로 모낭세포가 퇴화한 결과다.

 탈모로 인한 스트레스는 동양이 서양보다 심하다. 머리카락이 진한 데다 두상까지 펑퍼짐해 대머리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탈모가 걱정이라면 머리를 매일 감는다. 탈모 남성은 두피에 기름이 많다. 비누가 아닌 지성용 샴푸를 추천한다. 린스는 쓰지 않는다. 머리카락은 원래 하루 50~60개씩 빠진다.

 대머리인 사람에게 심장질환과 고혈압이 많다는 보고가 있다. 이들 질환의 원인인 동물성 지방 섭취는 테스토스테론을 증가시켜 탈모도 유발한다. 검은콩이든 흰콩이든 5-알파 환원 효소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녹차와 해초·생선도 좋다. 지방식을 피하고, 운동을 한다. 탈모와 성인병을 예방하는 비결이다.

도움말=털털한피부과 황성주 원장
글=이주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