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2000년도 예산 한국의 10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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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남윤호 특파원]일본 정부는 20일 각료회의를 열고 대장성이 제출한 84조9천8백71억엔의 2000회계연도 예산안을 확정했다.

이는 추가경정예산을 제외한 올해 예산 81조8천6백억엔보다 3.8% 늘어난 것이며 액수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한국과 비교하면 10배가 넘는 규모다.

일본 정부는 "본격적인 경기회복 추세를 유지하기 위해 2년 연속 예산을 확대 편성키로 했다" 며 "이를 통해 내년도 성장률은 1%로 높아질 것" 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기업 구조조정.실업 등의 영향으로 세수가 48조엔에 그칠 전망이어서 일본 정부는 내년 중 올해보다 1조5천6백억엔이 많은 32조6천1백억엔어치의 국채를 새로 발행키로 했다.

이에 따라 세입에서 차지하는 국채의 비율인 국채의존도가 사상 최고인 38.4%로 높아지며, 2001년 3월말까지의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기채무는 모두 6백47조엔으로 불어나게 된다.

대장성은 대규모 국채발행에 따라 시장금리가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변동금리부 국채를 발행하거나 금액과 만기를 다양하게 조절키로 했다.

일반세출에서는 사회보장 관련 경비가 4% 증가한 16조7천6백억엔으로 편성됐으며 공공사업비로는 예비비 5천억엔을 포함, 99년과 똑같은 9조9천3백7억엔이 계상됐다.

방위비는 0.1% 증액된 4조9천3백56억엔, 정부개발원조(ODA)는 0.5% 감소한 1조4백33억엔이 각각 책정됐다.

한편 사카이야 다이치(堺屋太一)경제기획청 장관은 이날 외신기자클럽에서 내년도 경제운영 방향을 설명하면서 "경기가 내수 주도로 본격 회복될 때까지 저금리 정책을 고수할 것"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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