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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컴퓨터 Y2K 문제없나]

중앙일보

입력

Y2K(컴퓨터 2000년 인식 오류)
발생이 걱정되는 연말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그러나 그동안 차근차근 준비를 해 온 공공시설이나 대기업과 달리 가정의 Y2K 대책은 전무(全無)
하다시피 한 실정.

정보통신부의 유필계 Y2K상황실장은 “한 가정에 한 대 꼴로 깔려 있는 PC의 경우 대부분 점검조차 받아보지 않아 문제”라고 지적했다.지금이라도 컴퓨터 이용자는 PC 앞에 앉아 Y2K를 점검하고,해당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업체에 문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

PC의 경우 크게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데이터 등 3개 분야에서 Y2K가 발생할 수 있다.중요한 데이터는 미리 디스켓에 담아 놓은 뒤 체크를 해야 한다.예상되는 가정의 Y2K 피해 사례와 간단한 점검 및 해결책을 알아본다.

◇예상되는 피해 사례 =컴퓨터로 가계부를 정리하는 어느 주부는 2000년1월1일 데이터가 엉망이 된 것을 확인한다.지출 금액을 입력하거나 잔액을 계산해 보면 터무니 없는 결과가 나오고,기존 데이터는 날아가 버린다.

한 대학생은 2000년1월3일 PC통신에서 밀린 전화요금 5만원을 온라인으로 이체하는 도중 수백만 원이 뭉터기로 다른 계좌로 넘어가 낭패를 본다.

방학숙제를 PC로 하던 어느 초등학생은 2000년1월1일 컴퓨터를 켜는 순간 연말에 만들어 놓은 과제물이 몽땅 삭제돼 울상을 짓는다.

컴퓨터 애프터서비스 업체인 서비스뱅크의 최병수씨는 “Y2K 대비는 정부나 기업만 하는 걸로 오해하는 이들이 많다”며“가정용 PC도 Y2K에 대비하지 않으면 예외없이 크고 작은 문제들이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하드웨어는 보정작업으로 해결=Y2K 이상 여부는 컴퓨터를 켜 놓은 상태에서 체크한다.PC를 켜고 초기화면에서 ‘시작’버튼을 클릭하면 ‘설정’메뉴가 나온다.이 메뉴에서‘제어판’‘날짜/시간’을 단계적으로 선택한 뒤 날짜와 시간을‘1999년12월31일 23시59분50초’로 입력한다.약 20초 동안 기다리면 정상적으로 작동되는 지 체크할 수 있다.

다음으로 PC를 껐다가 켜는 부팅 상태도 점검한다.날짜와 시간을 다시 1999년12월31일로 설정한 뒤 PC를 껐다가 1분 뒤 켜 보면 알 수 있다.또 날짜와 시간을 2000년1월1일로 만든 뒤 부팅하는 진단도 해 본다.

이런 점검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PC제조업체에 문의하는 게 좋다.삼성·삼보·LG·대우·현대 등 대기업은 물론 중소업체들도 대부분‘Y2K 보정프로그램’을 무료로 배포하고 직접 해결도 해 준다.컴퓨터를 조금만 알면 인터넷을 통해 보정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작업할 수도 있다.

PC Y2K 전문업체인 컴닥터119의 이병승 사장은 “조립제품의 경우 대기업이나 전자상가 등에서 2만원대에 판매하는 전자회로카드 형태의 보정장치를 PC 기판에 꽂아 Y2K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데이터는 꼼꼼히=하드웨어와 마찬가지로 날짜와 시간을 변경한 뒤 해당 소프트웨어를 작동시켜 본다.운영체제(OS)
나 응용소프트웨어의 작동은 물론 담겨 있는 데이터까지 꼼꼼히 봐야 한다.예를 들어 ‘아래아 한글’이나 ‘오피스’등 응용프로그램을 점검할 때는 데이터들을 디스켓과 프린터로 미리 출력해 놓은 뒤 체크할 때 새 데이터들이 이전과 달라지지 않았는지 확인한다.

소프트웨어에 문제가 있으면 마이크로소프트·한글과컴퓨터 등 개발업체들에 연락하면 인터넷 등으로 보정프로그램이나 업그레이드(성능 향상)
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다.

이밖에 Y2K는 아니면서 최근 문제를 일으키는 ‘Y2K바이러스’도 점검해야 한다.Y2K해결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인터넷이나 CD를 통해 보급돼 전파되는 소프트웨어를 잘못 작동하면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안철수 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 소장은“프로그램이 느리게 실행되거나 파일이 변형되고,심지어 컴퓨터 작동이 갑자기 중지되면 이를 의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원호 기자<llhl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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