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의 별빛 반사현상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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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국의 과학자들이 행성의 별빛 반사현상을 발견, 행성의 정확한 크기와 질량, 대기권의 구성내용 등을 알아낼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고 16일 발간된 과학잡지 네이쳐 최근호가 보도했다.

네이쳐에 따르면 지금까지는 항성에서 나오는 빛이 워낙 강해 그 주위 궤도를 돌고 있는 행성을 실제 눈으로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에 행성의 중력에 의해 발생되는 별빛의 흔들림으로 행성의 존재를 추론해왔다.

그러나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대학 연구진은 태양계 밖에 있는 타우 부티스라는 이름의 항성 주위 궤도를 돌며 질량이 목성보다 몇배 크고 지구로부터는 50광년 떨어진 한 행성을 관찰한 결과 이 행성이 항성에서 나오는 빛을 반사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이 연구진은 자동차가 다가올 때는 경적소리가 점점 커지다가 지나가고 나면 작아지는 현상인 도플러 효과를 빛에도 적용, 3.3일에 한번씩 궤도를 돌면서 지구로부터 멀어졌다 가까워졌다하는 이 행성을 관측했다.

이들은 타우 부티스 항성으로부터 나오는 빛의 파장들 가운데 항성 자체에서 나오는 것들을 제외한 나머지 파장들 가운데서 행성의 움직임에 의해 발생되는 파장의 변화를 발견한 것이다.

이 대학의 앤드루 카메론 교수는 자신이 참여한 이번 연구가 행성들의 정확한 질량을 밝히고 행성 대기권의 화학적 구조를 알아낼 수 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연구결과에 회의적인 눈길을 보내는 과학자들도 있다.

하버드대 연구팀의 데이비스 샤르보노 교수는 카메론 교수팀이 행성이 일반적으로 과학자들이 믿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빛을 잘 반사하는 것으로 가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행성연구팀의 드레이크 데밍박사도 앤드루스대학 연구진이 행성의 반사도를 목성과 비슷한 것으로 잘못 가정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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