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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무대에 선 것 자체가 영광"…메트콩쿠르 우승 바리톤 임경택씨

미주중앙

입력

“북미 최고 권위의 오디션에서 우승한 것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너무 기쁩니다. 메트오페라 무대에서 메트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수 있었다는 것이 너무나도 영광스러운 일이니까요.”

바리톤 임경택(28·미국이름 조셉 임·사진)씨는 13일 링컨센터의 메트로폴리탄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오른 메트오페라 콩쿠르의 8인 중 유일한 아시안이었다. 북미 지역에서 1500여명의 성악가들을 제치고 결승전에 오른 성악가들은 치열하게 경합했다. 객석도 마치 ‘오페라판 아메리칸 아이돌’을 보는듯한 광경이었다. ‘브라보!’에 열띤 박수로 성악가들을 응원했다.

3800석을 가득 매운 청중 가운데엔 임씨를 후원하는 LA의 한인오페라애호가들을 비롯한 서부지역 응원단 50여명이 앉아있었다. 또 서울에서 날아온 어머니 이영우(58)씨와 독일에서 온 누나 임수주(32)씨가 초조하게 콘서트 형식의 콩쿠르를 지켜보고 있었다. 어머니는 선화예고의 성악 강사로 있는 소프라노, 누나는 칼스루어에서 활동하는 소프라노, 외삼촌은 테너 나승서 추계예술대 교수다.

“처음 지역 예선을 할 때부터 큰 욕심 없이 도전하는 마음이었고, 그저 이런 자리에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스럽고 기뻤습니다.”

181cm의 장신, 배우 이정재를 연상케하는 수려한 마스크로 자연스럽게 노래하는 바리톤, 임씨는 바리톤 3인, 소프라노 1인과 함께 공동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상금은 1만5000달러.

“어머니와 누님 모두 성악을 하시고, 아버지 또한 대중음악을 전혀 듣지 않으시는 굉장한 클래식 애호가시지요. 아버지께서 2년째 병석에 계시고, 의식불명이시지만, 제가 우승한 걸 아시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좋은 환경을 제공해주신 부모님께 감사 드립니다.”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클래식 음악과 접한 임씨는 선화예중과 예고를 거쳐 서울대학교 성악과에 들어갔다. 졸업 후 모차르트 오페라 전문인 유명 바리톤 로드 길프리를 찾아 USC에서 전액장학금을 받고 공부했다.

메트오페라의 등용문을 통과한 임씨는 내달 거주지를 LA에서 시카고로 옮긴다. 시카고릴릭오페라의 전속으로 2011~12 시즌 ‘호프만의 이야기’’보리스 고두노프’’코지 판 투테’에 출연하며 비상의 나래를 펼 예정이다.

박숙희 문화전문기자 suki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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