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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방석 통신업체 직원들, 우리사주 처분위해 퇴직까지 고려

중앙일보

입력

최근 인터넷, 정보통신 관련업체들에서 주가가 급등, 우리사주로 직원들 사이에 억대부자들이 속출하면서 우리사주의 처분을 위해 회사를 그만두려는 직원들이 늘고 있어 고심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통신 프리텔과 한국통신 하이텔, 한솔PCS 등 정보통신, 인터넷 관련업체들이 코스닥에 등록하면서 주가가 급등하자 우리사주를 받거나 받을 예정인 직원들 사이에 회사를 그만두려는 움직임들이 나타나 회사가 술렁이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통신 프리텔의 경우 정식직원 7백여명이 모두 2천∼5천주 정도를 보유, 지난 10일 주가가 8만900원인 점을 감안하면 이미 대부분 억대부자들이 됐다.

또한 한국통신 하이텔도 코스닥시장 등록을 앞두고 수천주씩 받은 상태로 장외시장에서 이미 5만원 이상에서 거래되고 있어 이들 직원들도 억만장자들이 됐으며 한솔PCS의 경우도 97년 이후 3∼4차례 우리사주를 나눠줘 대부분 4천주 이상 가진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들이 수억원대의 주식을 소유한 부자가 됐지만 우리사주는 최근 바뀐규정으로도 최소한 등록후 1년이상 보유해야하기 때문에 당장 이익실현이 어렵다는데 있다.

이들은 증시의 활황세와 최근 주도주로 부상한 정보통신주의 상승세가 얼마나 더 갈지 예측할 수 없어 되도록 많은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퇴직을 고려하게 됐다는것이다.

게다가 정보통신업계는 주로 경력사원을 모집하기 때문에 전직이 쉽다는 점도 이들의 퇴직을 부추기고 있다.
퇴직을 고려하는 직원들의 향후 진로도 다양해 주식판 돈을 이용해 유학이나 창업을 고려하는 이른바 `유학파''와 `창업파''가 있으며 다른 정보통신업체 또는 스톡옵션이나 또 한차례 우리사주가 기대되는 벤처기업들으로의 전직을 원하는 `전직파''등으로 나눠진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들은 일단 주가급등세가 절정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내년 1월께를 `D-데이''로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올해 등록에 앞서 우리사주 6천주를 받은 한 인터넷업체 김모대리(27.여)는 회사가 등록된 후 적정한 주가에 이르면 현금화해 유학을 떠나기로 하고 최근 해외유학중인 친구들이나 출신대학 등을 통해 유학코스를 알아보고 있다.

김대리의 경우 벌써 장외에서 가계약형식으로 5만원에 주식을 사겠다는 인수자가 나타나 지금 팔아야할 지 좀더 시세를 지켜본뒤 매매시점을 잡아야 할지를 놓고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또한 우리사주 4천주를 보유하고 있는 한 정보통신업체의 이모과장은 일단 주가가 3만원을 넘어서면 퇴직후 주식을 매도해 자금을 현금화한 뒤 다른 업체로의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보통신업체들이 최근 등록이 됐거나 등록 중이기 때문에 아직 퇴직자가 눈에 띄게 늘지는 않았지만 퇴직을 공언하는 직원이 있을 정도로 사내분위기가 뒤숭숭하다”며 “특히 과장급 이하 젊은 직원들 가운데 퇴직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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