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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과거와 미래, 최대 수수께끼 규명

중앙일보

입력

미국 천문학자를 중심으로 천문학 연구팀들이 우주의 생성과 진화과정을 밝혀내고 미래의 모습을 예측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된 `우주론(cosmology) 최대의 수수께끼''중 하나에 대한 해답을 찾았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최근 "천문학자들이 우주의 구조와 그 안에 있는 물질과 에너지의 전체 양을 놀랄 만큼 정확하게 보여주는 놀라운 관측을 했다"며 캘리포니아공대(Cal.tech).로마대 연구팀 등의 연구를 자세히 소개했다.

연구팀들은 우주가 탄생한 `빅뱅(Big Bang)의 잔해에서 나온 희미한 빛인 우주배경복사의 파동(ripples)을 분석, 논란의 대상이 돼온 아인슈타인의 `우주상수''가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입증하고 그 값을 계산했다.

우주배경복사에 존재하는 파동은 우주를 측정하는 자의 눈금과도 같아서 이를 정밀하게 측정하면 우주 생성 후 지금까지의 진화에 대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결론은 우주는 빅뱅을 통해 생성됐고 초기에 급격히 부피가 팽창해 `편평한(flat)''우주가 된 상태에서 팽창을 시작했으며 앞으로도 영원히 팽창한다는 것이다.

고등과학원 김정욱 원장은 "이 연구로 우주가 대폭발로 생성됐다는 `빅뱅이론''과 이 이론의 단점을 보완하는 `우주가 초기에 급팽창 했다''는 `인플레이션이론''이 모두 옳다는 것이 입증돼 우주론 논쟁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고 말했다.

우주의 운명은 우주의 평균밀도가 어떤 값을 갖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평균밀도가 어떤 임계값보다 크면 팽창을 방해하는 중력이 커져 다시 수축하게되며 평균밀도가 이 임계값보다 작으면 우주는 영원히 팽창한다.

과학자들이 계산한 이 임계값은 1㎥에 수소원자 1개 정도가 있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진공상태에 해당된다. 우주론자들은 현재의 우주밀도를 이 임계값으로 나눈 밀도계수(Ωo)라는 개념을 이용해 우주의 운명을 설명한다.
즉 우주에 물질이 하나도 없어 밀도계수가 0이 되는 경우나 밀도계수가 0보다크고 1보다 작은 경우, 밀도계수가 1인 경우에는 우주는 영원히 팽창하지만 밀도계수가 1보다 크면 우주는 팽창하다가 팽창을 멈추고 다시 수축한다.

김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정확히 표현하면 `밀도계수가 0.85-1.25가 될 확률이 67%''라는 것으로 앞으로 더욱 정밀한 관측이 이뤄지면 밀도계수는 1에 점점 가까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우주의 밀도계수가 1이라는 것은 1980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물리학자알랜 구스박사가 제시한 `인플레이션이론''에서 이미 예측됐던 것이다.

그러나 우주 밀도계수가 1이 되기 위해서는 현재의 관측이나 연구방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생긴다. 즉 암흑물질까지 포함해 현재 우주공간에 있는 물질을모두 합해도 밀도계수가 0.3을 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 문제는 1910년대 아인슈타인박사가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우주를 설명하기 위해 중력방정식에 도입했던 `우주상수''라는 개념으로 쉽게 해결된다.

아인슈타인박사는 우주가 정지해 있다는 것을 전제로 우주상수를 도입했으나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박사가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뒤 `우주상수는최대 실수였다''며 우주상수이론을 철회했다.

그러나 밀도계수가 1이라는 값을 가질 경우 우주상수는 0.7 정도가 된다. 이는 눈에 보이는 별 등과 눈에 보이지 않는 암흑물질 외에도 중력과 달리 서로밀치는 성질을 가진 이상한 형태의 에너지가 빈 공간처럼 보이는 우주를 가득 채우고 있으며 우주의 운명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김정욱박사는 "관측을 통해 빅뱅이론과 인플레이션이론이 옳다는 것이 입증되고우주상수의 존재도 증명됐기 때문에 앞으로는 우주상수의 값이 왜 0.7이라는 값을 갖게 되는지 밝히는 것이 학계의 가장 큰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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