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대짜로 주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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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다섯 명인데 탕수육 소자는 양이 적을까요? 나중에 식사도 할 건데….” “탕수육 대짜를 시켜야 양껏 드실 수 있을 거예요.” 중화요릿집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이 대화에서 맞춤법에 어긋나는 표현을 쓴 사람은 누구일까?

 음식점 주인은 ‘탕수육 대짜’라고 올바르게 표현했지만 손님이 말한 ‘탕수육 소자’는 ‘탕수육 소짜’로 바루어야 한다.

 큰 것, 중간인 것, 작은 것을 뜻하는 말은 ‘소자’ ‘중자’ ‘대자’가 아니라 ‘소짜’ ‘중짜’ ‘대짜’이다. 한자 ‘소(小)’ ‘중(中)’ ‘대(大)’에 각각 ‘-자’가 아니라 ‘-짜’가 붙은 말을 표준어로 삼고 있다. ‘-자’의 어원이 분명치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어원이 불분명한 말은 소리 나는 대로 적는다는 맞춤법 규정에 따른 것이다. “이곳은 해물탕 중짜를 시켜도 넷이 못 먹을 정도로 양이 많다”처럼 사용해야 한다.

 작은 글자와 큰 글자를 각각 이르는 ‘소자(小字)’와 ‘대자(大字)’란 말도 있다. 이들 단어는 그 어원이 분명하므로 소리 나는 대로 적지 않고 한자음을 밝혀 쓴 것이다. 어떤 물건의 크고 작음을 일컬을 경우엔 소·중·대에 ‘-짜’가 붙지만 글자 크기를 나타낼 때는 ‘-자’가 붙는다.

이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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