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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골드먼삭스·모건스탠리 유럽에서도 M&A 격돌

중앙일보

입력

' 세계 인수합병(M&A)시장의 내막을 읽으려면 골드먼 삭스와 모건 스탠리를 주목하라 ' 세계최대규모의 인수합병규모(1천2백80억달러)로 최근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는 영국 보다폰의 독일 만네스만에 대한 적대적 인수작업.

회사간의 인수경쟁을 넘어 영.독 양국간의 자존심싸움으로까지 번졌지만 한꺼풀만 벗겨보면 미국의 대표적 투자은행 골드먼 삭스와 모건 스탠리의 물밑싸움이 치열하다.

보다폰의 투자자문을 맡고 있는 회사가 골드먼 삭스이며, 만네스만과 짝을 이룬 회사가 모건 스탠리이기 때문. 똑같이 뉴욕에 본부를 둔 두 회사가 미국도 모자라 유럽까지 건너가 '힘겨루기' 에 나선 셈이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의 세계 M&A시장 장악력은 과점(寡占)이란 표현이 적절할 정도다.

올 3분기 세계M&A(합병 및 인수) 실적은 7천8백10억 달러. 이중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은 48%(3천7백70억달러)로 미국시장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이런 유럽 M&A 전장을 실질적으로 진두지휘하는 것은 다름 아닌 골드먼 삭스와 모건 스탠리다. 골드먼 삭스와 모건 스탠리는 유럽 M&A(1조2천억달러)투자자문에서 각각 41.1%, 37.7%를 수주해 1, 2위를 차지했다.

이들은 때로는 우군으로, 때로는 적군으로 전장에서 만난다. 이번 3분기 최대 빅딜이었던 프랑스 정유회사 토탈 피나와 엘프 엑쿼탱의 합병(4백97억달러)때는 골드먼 삭스와 모건 스탠리 모두 엘프 엑쿼탱의 자문을 맡았다.

하지만 헤네시코냑 소유업체로 유명한 LVMH그룹이 골드먼 삭스의 조언을 받아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구치를 매입할 때는 모건 스탠리가 구치의 원조군으로 등장, 두 회사는 맞수를 이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여기저기서 볼멘 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가장 큰 불만이 이해상충문제다. 통상 이해가 엇갈린 문제에 대해서는 이해당사자들의 자문을 동시에 맞지 않는 것이 상도의지만 이들은 아랑곳 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소송도 빈번히 일어난다.

보다폰의 만네스만 인수 과정에서 만네스만은 런던 고등법원에 골드먼 삭스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이유는 ' 골드먼 삭스가 불과 한달전 만네스만이 인수한 영국의 이동통신업체 오렌지의 투자은행이었다는 이유.

만네스만은 골드먼 삭스가 오렌지의 인수 과정서 20억달러의 절세를 한 기밀을 보다폰에게 흘릴 가능성이 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섰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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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난 4월에는 도이치 텔레콤과 텔레콤 이탈리아의 합병과정서 골드만 삭스가 협상 대상자였던 도이치 뱅크의 유럽 텔레콤 조사팀을 협상 하루 전날 전격 스카우트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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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두 미국 투자 은행 위세는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모건 스탠리는 최근 뉴욕과 런던에 M&A와 기업회계 총괄자를 각각 한명씩 뒀다. 뉴욕 본부의 힘을 유럽시장 교두부인 런던으로 양분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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