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쵸티를 포함시켜달라!”
KBS가 올 연말 '가요대상'의 '올해의 가수상' 수상자에 인기 그룹 H.O.T를 포함시키지 않아 팬들의 원성이 자자하다.KBS는 지난 3일‘올해의 가수상’수상자로 김민종·김현정·박지윤·베이비 복스·S.E.S등 20팀을 선정하고 H.O.T를 제외했다.
H.O.T가 이 행사에 참여하지 못하게 된 이유는 단순하다.머리를 염색한 가수들을 브라운관에 서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KBS의 방침 때문이다.이 행사를 담당하는 유찬욱 PD는“H.O.T는 머리를 금색으로 물들이는 등 지나치게 현란하게 꾸미고 있어 제외했다”며“우리도 안타깝지만 어떻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KBS는 H.O.T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지난해처럼 머리를 두건으로 감싸는 등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며 설득했지만 가수측이“염색 머리를 가리거나 탈색할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팬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현재 KBS PC통신망의 시청자 게시판은 팬들이 올린 수백 건의 항의로 뒤덮여 있다.올해 음반 판매량에서 1,2위를 다투었던 H.O.T가 단지 머리를 물들였다는 이유로 한 해의 가요계를 정리하는 가요대상 수상자에서 제외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주장이다.“설사 자체 규정에 의해 출연이 불가능하다 하더라도 상까지 받지 못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
또 팬들은 MBC에서 방송을 추진 중인‘로그인 H.O.T’와 관련,KBS가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는‘음모론’까지 제기하고 있다.이에 대해 KBS측은 “만일 그런 의도였다면 같은 SM기획 소속의 S.E.S가 출연할 리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가수 한 팀 때문에 규정을 뜯어고칠 수는 없다”는 방송사의 입장이야 어느 정도 이해된다.하지만 KBS가 스포츠 스타들에게는 진한 색으로 머리를 염색해도 출연을 허용하면서 대중가수에게만 그런 규정을 고집하는 것은 일관성을 잃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