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투자 이렇게] 1억으로 건평60평 2층집 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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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품을 팔아 땅을 싸게 산데다 집도 거의 직접 지어 당초 예산의 절반 도 안되는 돈으로 전원주택을 마련했습니다.”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관리 야트막한 산 기슭에 자리잡은 옹달샘 마을.현재 3가구가 모여 사는 이 마을의 맨 꼭대기에 지난 6월 완공된 2층짜리 하얀집이 눈에 띈다.도예 일을 하는 이현한(35)·최혜림(36)씨 부부가 지은 새 보금자리다.

李씨 부부가 대지 1백78평에 연면적 60평짜리 전원주택을 마련하는 데 들인 돈은 1억원.집이란 돈 들이기 나름이라고 하지만 집 규모를 감안할 때 통상적인 수준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비용으로 지은 셈이다.

무엇보다 땅을 헐값에 샀다.지방업체가 조성한 11필지의 전원주택 단지 내 땅으로 당초 분양가가 평당 60만원이었으나 외환위기로 값이 폭락해 평당 23만원 남짓인 4천만원에 구입했다.

건축비를 절약하기 위해 패널을 이용한 조립식 주택을 짓기로 하고 설계·시공을 거의 직접 처리했다.건축설계사무소를 찾아 구조상 하자 여부만 자문을 구했으며 공사는 좀 까다로운 골조와 패널 조립 공정은 건축업자에게 맡겼지만 마감을 포함한 나머지 공사는 사람을 사서 해결했다.

이로 인해 각층 30평씩 2층으로 짓는 데 투입된 건축비는 평당 1백만원 선인 6천만원.1층은 李씨의 도예 작업실로,2층은 살림집으로 꾸몄다.

현재 이 단지 11필지 중 미분양된 2필지는 위치가 좋지 않은데도 평당 30만원 정도 줘야 살 수 있고 전망이 좋은 李씨 집은 평당 4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는 게 인근 신라부동산 관계자의 설명이다.집 지은지 5개월여만에 땅값만 따져 3천만원이 오른 셈이다.

독일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귀국해 독일계 합작회사에 다니다 그만둔 뒤 ‘평생의 일’로 도예를 하기로 작정하고 이 곳에 내려 온 李씨는 “일을 배운 이천 도자기 공장 근처에 작업장 겸 집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가을부터 틈나는대로 이천 일대를 샅샅이 뒤지고 다닌 끝에 좋은 결과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이달 중 가마에 처음 불을 지펴 생활 도자기를 구워낼 李씨는 1층 현관문 안쪽 3∼4평 정도에 전시공간을 마련해 방문객들이 자신이 구워낸 도자기들을 구경하고 즉석에서 구입도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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