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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속 뜨는 크루즈 … 남해안 야경 속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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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5일 거제에서 출발한 미남크루즈호를 탄 관광객들이 거가대로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5일 오후 8시.부산과 거제를 잇는 거가대로 아래 해상. 거가대로 야경 관광 시범운항에 나선 미남크루즈호(1321t) 갑판에서 불꽃놀이가 펼쳐지자 승객들이 탄성을 지르고 박수를 친다.가족과 직장동료끼리 솟아오른 불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모습도 보인다. 

 이날 시범운항에는 ㈜ 하나투어와 미남크루즈 해양관광㈜ 가 모집한 일반 관광객과 팸투어 초청 인사 등 200여명이 참가했다. 거가대로 야경 크루즈는 12일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운항을 한다.주중에는 100명이상이면 가능하다. 거가 대로까지 가는 동안 승객들은 3층으로 이뤄진 선실내에서 중국기예단과 우크라이나 전통무용, 필리핀 라이브 듀엣 등 공연을 보면서 뷔페 식사를 했다. 식사가 끝난 뒤에는 장기자랑이 펼쳐졌다.

 돌아오는 길에는 삼성중공업 앞 해상을 지난다. 관광객들은 불을 대낮처럼 밝힌 채 건조중인 선박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배 머릿부분 블록을 붙이는 작업이 한창인 10만t 급 대형 선박의 작업모습은 장관이다.

 관광객 김승호(45·부산시동래구 명륜동)씨는 “선박의 야간 해상 건조 작업을 처음 봤다. 자녀들에게 조선 강국의 위상을 설명할 수 있어 좋았다”라고 말했다. 남해안 야경을 즐기는 크루즈 선 운항이 늘고 있다. <표 참조>



 주 5일 근무제가 정착되면서 주말에 색다른 체험을 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는데다 야경명소들이 많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조명 시설을 갖춘 광안대교와 거가대로,삼천포∼창선 간 연륙교 등이 잇따라 개통됐다. 물동량이 늘어나면서 컨테이너 항의 선적과 하역작업이 야간에 많이 이뤄지는 점도 야경 크루즈선 운항을 늘리고 있다. 

 현재 운항중인 야경 크루즈선은 부산의 2척 뿐이다. 부산 해운대에서 출항해 광안대교를 둘러보는 티파니 21호(300t)는 매일 운항한다. 부산항을 떠나 1박2일 동안 남해안을 둘러보는 팬스타 드림호(2만1535t) 는 주말에만 운항한다. 2004년 말부터 운항을 시작한 팬스타 드림호는 400명 정원을 거의 채울 정도로 인기다.

 여기에다 거제 고현항을 떠나 거가대로를 둘러보는 미남크루즈가 이번에 가세했다. 빠르면 다음달 부터 하나투어가 광양훼리㈜와 MOU를 맺고 광양비츠호(1만5000t)를 이용해 1박2일짜리 남해안을 둘러보는 야경크루즈 상품을 내놓는다. 이 코스는 낮에 보성차밭과 순천만을 둘러본 뒤 밤에는 다도해 야경을 즐기며 숙박을 하도록 짜여져 있다.

 광양비츠호는 광양∼일본 시모노세키,팬스타 드림호는 부산∼오사카 등 한일 정기항로에 취항하다가 주말에만 남해안 야경 크루즈로 활용하는 것이다. 국제여객선으로 배안에 침실과 사우나탕,각종 위락시설을 갖추고 있어 1박2일로 즐기기에 불편함이 없다.

 하나투어 이동훈(34) 대리는 “야경 크루즈 관광은 기존 관광 패턴에 식상을 한 색다른 분위기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인기다. 저녁식사와 여흥을 겸하기 때문에 가족·직장동료·연인 등 다양한 계층끼리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글=김상진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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