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층간 소득격차 조금씩 개선조짐

중앙일보

입력

외환위기 이후 악화일로를 걸어온 소득분배구조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6일 재정경제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소득의 불균등 정도를 보여주는 지니계수는 지난 1분기 중 0.333까지 올라 7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뒤 ▶2분기 0.311▶3분기 0.310 등으로 다시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니계수는 숫자가 클수록 소득분배가 불평등하게 이뤄지는 것을 뜻하며 외환위기 이전인 지난 97년에는 0.283을 기록했었다.

또 소득상위 20% 계층이 차지하는 소득점유율도 97년 37.2%에서 올 1분기 41.3%까지 높아졌다가 ▶2분기 39.5%▶3분기 39.0% 등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에 비해 소득하위 40% 계층의 소득점유율은 1분기 중 19.4%까지 추락했다가 3분기에는 20.2%로 약간 올라섰다.

재경부는 이같은 분석 결과를 이번주 열릴 경제정책조정회의에 보고하고 앞으로 정책에 반영할 예정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아직 분배구조가 외환위기 이전 수준에는 크게 못미치지만 최악의 상황에서는 벗어나 개선 추세로 들어선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고 밝혔다.

재경부는 그 이유로 ▶빠른 경기상승으로 실업자들이 일자리를 되찾고 있고▶정부는 중산층.서민생활 안정 대책을 잇따라 시행하고 있으며▶금리가 많이 떨어져 자산계층의 수입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정부는 최근 실업률이 4%대로 떨어진 가운데 고졸 이하 저소득 계층의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많이 생기고 있고, 내년부터 국민기초생활보장법 등의 복지제도가 본격 시행되는 점에 비춰 앞으로 소득분배 구조는 꾸준히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 문형표 한국개발연구원(KDI)연구위원은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더라도 분배의 문제는 장기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며 "정부는 단기 대책보다 사회안전망 확충.교육기능 강화.조세 형평성 제고 등 중장기적 구조개선 노력을 배가해야 할 것" 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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