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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옥수수값 1년 새 90% 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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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지난해 국제 곡물시장에서 옥수수 가격은 90% 이상 올랐다.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의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육류 소비가 늘어나 가축 사료로 쓰이는 옥수수 가격이 상승세를 탄 것이다. 유가가 오르면서 늘어나는 바이오 연료 수요도 옥수수 가격의 오름세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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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과 콩 등 주요 곡물 가격도 식량 대란이 벌어졌던 2008년 수준까지 치솟으며 세계 식량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밀 가격은 85% 이상, 대두도 57%가 넘게 올랐다. 세계은행(World Bank)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식량물가지수는 1년 새 29% 올랐다. 특히 지난해 10월과 올 1월 사이에만 15%나 급등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1월 식품가격지수는 230.7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식량 가격 폭등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주요 곡물 생산국의 이상 기후 탓이 컸다. 러시아의 산불과 중국과 아르헨티나의 가뭄, 호주의 홍수 등으로 생산량이 줄었다. 게다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이 지난해 곡물 수출 제한 조치를 취하자 밀 가격은 6개월 사이에 배나 뛰었다.

 올해도 곡물 가격의 강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가장 큰 불안 요인은 세계 최대의 밀 생산지인 중국의 가뭄이다.

FAO는 중국 화북평원의 강설량 부족에 따른 가뭄으로 겨울 밀 수확량이 급감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체 밀 생산량만 1억t이 넘는 중국이 밀 수입에 나서면 ‘중국발 밀 파동’이 세계를 뒤흔들 가능성이 크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올해 밀 수입량은 지난해 수입량 120만t의 배가 넘는 최대 300만t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미국 농무부(USDA)는 최근 열린 연례 전망포럼에서 “올해 식량 가격이 4%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옥수수와 밀, 대두의 수급이 올해에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USDA는 2011~2012년 도매 가격을 가늠할 수 있는 직매가격의 경우 옥수수가 부셸당 5.6달러, 콩과 밀은 각각 13달러와 7.5달러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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