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교체전문' 박훈근 LG보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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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세이커스의 붙박이 포스트맨으로 자리를 굳힌 박훈근(25)의 활약이 눈부시다. 박이 있었기에 외국인선수 버나드 블런트의 '야반 도주' 에도 불구하고 LG는 프로농구 중위권을 지킬 수 있었다.

박훈근은 97년 프로에 데뷔, 97~98시즌 경기당 5득점.2.3리바운드에 그쳤고 지난 시즌엔 9.4득점.3.3리바운드로 조금 나아졌지만 교체 전문이란 딱지를 떼진 못했다.

그러나'올해 블런트가 달아나고' 간판 포스트맨 박재헌이 부상에 시달리는 동안 주전 자리를 꿰차는데 성공했다. 지난 1일 현재 경기당 15.2득점.3.7리바운드로 팀내 득점과 리바운드에서 각각 3위다.

박훈근이 어느날 갑자기 일어선 것은 아니다. 박은 부산 중앙고 시절 양희승(LG).추승균(현대)과 함께 '고교 빅3' 로 꼽혔던 유망주였다.

청소년대표 시절엔 중국 센터들과 대등한 싸움을 벌여 중국 대표팀 감독이 이름을 기억할 만큼 좋은 선수였다.

그러나 고려대 진학후 전희철(동양).현주엽(SK)에게 밀려 출장 기회가 적어지면서 팬들의 기억에서 멀어졌다.

올시즌 박훈근이 맹위를 떨치는 것은 이충희 감독의 채찍질 덕이다. 이감독은 쉽게 포기하는 성격인 박훈근을 개조하기 위해 전지훈련 때부터 출장기회를 자주 주고 결정적인 상황에서 중요한 임무를 맡기는 등 여름내 공을 들였다.

그후부터 박훈근은 달라졌다. 최근엔 "어떤 임무든 맡겨만 달라" 며 자신감에 넘쳐 있다. 1m96㎝.1백㎏이라는 체격도 올시즌엔 듬직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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