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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0억원 요트 주문한 적도기니 황태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휩쓸고 있는 민주화 바람에도 불구하고 서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적도기니의 독재자 아들이 상상을 초월하는 사치행각을 벌이고 있다고 AP통신이 국제 반부패단체 글로벌 위트니스를 인용해 28일 보도했다.

 AP에 따르면 테오도로 오비앙 응게마 음바소고(68) 적도기니 대통령의 아들 테오도린 오비앙(41·사진)은 최근 독일의 한 업체에 영화관과 식당·수용장 등을 갖춘 호화 요트를 주문했다. 금액은 적도기니 보건·교육 재정의 세 배에 달하는 3억8000만 달러(약 4300억원). 적도기니 당국은 테오도린이 요트를 주문했다가 나중에 구입계획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농림장관인 테오도린의 월급은 6799달러에 불과하다. 하지만 1979년 쿠데타로 대통령이 된 지 32년간 통치해온 아버지의 재산에, 각종 비리로 막대한 부를 축적해왔다. 2007년 미 법무부는 보고서를 통해 “테오도린이 공금 횡령 등으로 재산을 축적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캘리포니아 말리부에 3500만 달러짜리 저택과 3300만 달러짜리 전용 제트기를 소유하고 있으며, 페라리 등 고급 명차 수십 대도 갖고 있다.

 적도기니는 풍부한 원유자원 덕분에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만5000달러(2009년)나 된다. 하지만 인구의 80%는 하루 1달러 미만의 돈으로 살고 있으며, 5세 미만 영아 사망률이 20%에 이른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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