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PC시대 선언 '프리PC' 10개월만에 좌초

중앙일보

입력

지난 2월 처음으로 무료 퍼스널컴퓨터(PC) 시대를 선언했던 프리PC가 좌초했다.

신상정보를 제공하고 한달에 10시간 이상 광고를 보는 조건으로 1천달러 미만의 PC를 무료로 제공하는 파격적인 시장전략으로 관심을 모았던 프리PC는 지난 달 29일 삼보 트라이젬 등이 대주주로 있는 'e머신즈'와 주식교환을 통한 방식으로 흡수합병되는 것에 합의함으로써 무료PC 제공 사업도 폐기됐다.

프리PC는 지금까지 3만여대의 컴퓨터를 무료로 제공했지만 이는 사업이 궤도에 오르기 위해 필요한 100만대 수준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무료로 지급된 컴퓨터 값과 인터넷 접속 비용 등을 포함해 대당 월 30달러의 비용이 들어가지만 컴퓨터 보급이 늦어져 광고가 붙지않음으로써 적자만 보고 간판을 내렸다.

현재 PC를 무료로 제공하는 다른 업체들은 프리PC와는 달리 매달 인터넷 서비스 접속료를 받음으로써 수지를 맞춰가고 있다.

프리PC를 인수한 e머신즈도 컴퓨터가 결국은 무료로 제공되는 휴대용 전화 단말기와 같아질것이라는데 초점을 맞춰왔지만 프리PC 인수를 통해 컴퓨터를 TV와 같은 광고매체로 활용이 가능한지 실험하게 됐다.

e머신즈는 무료PC 제공사업 아이디어는 폐기했지만 프리PC의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컴퓨터 스크린에 광고를 넣을 계획이다. 또 소프트웨어를 통해 컴퓨터 이용자들이 어떤 웹사이트를 자주 방문하는지에 관한 자료를 확보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e머신즈는 저가형 PC시장 공략에 성공해 현재는 400∼800달러의 PC시장에서 손꼽히는 업체로 자리잡고 있다.

인터넷 접속 서비스업체들이 3년 장기 계약을 맺을 경우 PC 구입에 대해 400달러의 환불을 약속하고 있어 고객 입장에서는 가장 싼 가격의 컴퓨터를 구입하면 인터넷 접속료만 내고 PC를 무료로 쓰는 셈이 돼 있다.[뉴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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