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역도] 김순희, 사상 첫 '금바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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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역도의 간판 김순희(22.경남대)가 세계를 들어올렸다.

김순희는 지난 27일(한국시간)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제13회 세계여자역도 선수권대회 75㎏급 용상에서 한국 여자역도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97년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리스트 김순희는 이날 용상에서 수지아오(중국)와 똑같이 1백35㎏을 들어올렸으나 체중이 가벼워 우승을 차지했다.

김순희는 인상에서 1백7. 5㎏으로 수지아오에 이어 2위에 오른데다 합계에서도 2백42.5㎏을 기록, 은메달 2개를 추가했다.

대회 5일째까지 단 한개의 메달도 따내지 못한 한국은 김순희가 금메달 1개와 은메달 2개를 따내 당초 목표인 시드니 본선티켓 2장을 확보했다.

김순희는 경남 합천 의신여중 시절 육상(원반던지기)선수였으나 93년 경남체고에 입학하며 역도에 입문했다. 타고난 골격(1m65㎝.76㎏)과 힘을 눈여겨 본 학교측의 권유로 진로를 바꾼 것.

처음에는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으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 역도연맹이 고3때 김을 국가대표로 전격 발탁했다.

바벨을 잡은 지 11개월 만에 국가대표 후보로 뽑힌 김순희는 고교졸업 이후 줄곧 태릉선수촌에서 생활하며 체계적인 훈련과 기술지도를 받아 기량이 빠르게 발전했다.

97년 태국 치앙마이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냈으며 지난해 방콕아시안게임에서도 준우승했다.

올 6월 전국선수권대회에서는 설사로 고생하면서도 중국선수가 갖고 있던 아시아신기록을 갈아치워 일찌감치 이번 대회 금메달을 예고했다.

용상에는 유난히 강하지만 인상에서 다소 힘이 부치는 김순희는 앞으로 상체 힘을 보강하고 자세교정만 한다면 내년 시드니올림픽 금메달도 바라볼 수 있다는 평가다.

김석근(52)씨와 안광숙(43)씨의 5남매 중 첫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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