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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주민 광복 이후 삶을 사진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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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광복 이후 독도에 주민이 거주한 기록과 사진자료를 모아 『독도주민생활사』를 발간한 경북도 독도수호과 직원들이 사진집을 살피며 활용 방안 등을 논의하고있다. 사진집은 전국 주요 도서관과 사이버독도 인터넷 홈페이지에서도 열람할 수 있다. 왼쪽부터 서만교 연구담당, 이소리 연구사, 김종학 과장. [프리랜서 공정식]


“독도에 살았고 지금도 살고 있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생생한 사진으로 한 권에 담았습니다.”

 경북도 독도수호과 이소리(48)씨는 “새로 발굴하기 보다 어디선가 한번은 본 사진이 더 많을 것”이라며 “흩어진 사진을 모으니 독도에 한국 사람이 살고 있음을 스스로 말하는 작은 증거 자료가 됐다”고 말했다.

 경북도가 최근 1년여의 작업 끝에 『독도주민생활사』라는 국배판 105쪽 사진화보집을 발간했다.

 화보집이 다룬 시기는 관련 사진이 남아 있는 광복 이후다.

 지난해 2월 국회에서는 독도 최초의 주민이었던 고 최종덕(1925∼87)씨를 소재로 한 자료사진전이 열렸다. 경기도에 사는 최씨의 딸 경숙(47)씨가 보관하고 있던 아버지 사진이 전시됐다. 일본 시마네현이 정한 2월 22일 이른바 ‘다케시마(竹島)의 날’을 앞두고 독도에 대한 관심이 높던 때였다. 경북도는 사진전을 참관한 뒤 1회성 전시 대신 독도의 주민을 소재로 화보집을 만들기로 했다. 울릉도에 있는 독도박물관은 고지도·문헌 등 독도 관련 자료를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지만 정작 독도 주민 사진은 거의 전하지 않는 것도 화보집을 낸 이유였다. 주민을 다룬 독도 사진전은 2009년 안동탈춤공원 순회전시 등 지역에서도 간간이 열렸다.

 화보집은 독도에서 실제로 주민이 거주하고 이용하는 실상을 크게 여명기와 개척기, 정착기 3시기로 나누어 정리했다.

 독도 생활 여명기는 1950년대 독도의용수비대가 활동한 시기다. 의용수비대는 독도에서 교대로 10∼20일씩 생활했다.

 독도의 동도 정상 부근 암벽에는 ‘韓國領(한국령)’이라는 글씨가 선명히 새겨져 있다. 일본이 1953년 독도에 상륙해 ‘시마네현…’이라는 영토 표식을 먼저 세운 것이 계기가 됐다. 그때부터 한·일은 영토 표식 공방을 벌였다. 독도의용수비대는 54년 5월 당시 울릉도에서 명필로 소문난 고 한진호를 불러 ‘韓國領’이라는 글씨를 쓰게 하고 글자를 새겼다. 50년대에는 제주 출신 해녀들이 독도에서 미역 등을 땄다. 이들은 독도의용수비대의 활동을 도왔고 어로 작업은 80년대까지 이어졌다.

 개척기는 최종덕이 독도에서 기반을 닦고 생활할 때의 모습이다. 최종덕은 65년 독도에 들어가 68년 서도에 거처를 지었으며 81년 독도로 주민등록을 옮긴 최초의 주민이다. 대부분 컬러 사진이다. 경북도는 제2대 독도 주민을 최종덕의 사위 조준기(50)로 정리했다. 조준기는 해병대로 울릉도에서 근무한 것이 인연이 돼 최종덕의 딸 경숙씨와 결혼하면서 독도에서 살았다. 조준기는 86년 독도에 주소를 옮겨 94년 강원도로 이사할 때까지 8년여를 독도에서 거주했다. 딸 조한별(21)은 독도둥이가 됐다.

 정착기는 현재 유일한 독도 주민 김성도(72)·김신열(75) 부부의 이야기다. 김성도는 91년 독도로 주민등록을 옮겼고 2007년 독도리 이장으로 취임했다.

 경북도는 이번에 펴낸 『독도주민생활사』를 관련 기관·연구단체와 주요 도서관에 배포하고 영어·일본어로도 펴내 독도의 실효적 지배를 국내외에 알릴 계획이다.

글=송의호 기자
사진=프리랜서 공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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