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입시 커뮤니티 활용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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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고2가 되는 이민주양은 자정이 돼 학원에서 돌아오면 최근 가입한 온라인 입시 커뮤니티에 출근도장부터 찍는다. 또래 친구들과 고민도 공유하고 새로 나온 입시정보도 확인한다. 도움이 되는 정보도 많지만, 대충 훑어보는데도 한 시간이 훌쩍 지나 시간 낭비가 아닌지 걱정이 들기도 한다. 입시 커뮤니티가 많아지면서 민주 같은 학생들이 늘고 있다. 내게 도움이 되는 곳을 찾아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박정현 기자


입시 커뮤니티 정보로 대학 갔어요

서울대 물리천문학부에 입학 예정인 전병찬(19)군에게 입시 커뮤니티는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였다. 전군은 학원도 다니지 않은 데다 사는 지역마저 교육정보로부터 소외된 곳이어서 ‘입시정보’에 늘 목말라 했다. 인터넷 검색을 하다 우연히 알게 된 입시 커뮤니티가 그에겐 큰 도움이 됐다.

그가 주로 이용한 커뮤니티는 ‘파파안달부루스(cafe.daum.net/papa.com, 이후 파파)’와 ‘이공계의 별(cafe.naver.com/kongdae, 이후 콩대)’. 파파는 서울대·경찰대·의대 등의 멘토링 활동이 활발하고 상위권 대학 표본이 많다. 콩대는 KAIST·POSTECH 등 이공계 대학 정보가 풍부하고 특목고 회원들이 많은 편이다. 전군은 “일반고 간 정보 공유가 많은 다른 곳과 달리 콩대는 과학고나 영재학교 회원들이 많아 관련 정보를 얻기 쉽다”고 설명했다.

입시 커뮤니티를 활용할 때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쓰면 안 된다. 전군의 경우 학교에서 야간자율학습을 마치고 자정쯤 집에 오면 일주일에 2~3일, 30분 정도 이용했다. 입시정보 등 꼭 필요한 것만 클릭했다. 그는 “정보보다 자신의 실력을 쌓는 것이 중요하므로 주객이 전도되지 않게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공부하는데 쉼터, 대학 선배 만나는 곳

입시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학생 중에는 수능을 준비하는 고등학생이 많다. 성적대는 최상위권에서 최하위권까지 다양하다. 수만휘(cafe.naver.com/suhui) 운영자 윤민웅씨는 “공부하다 지칠 때 잠시 쉬어가기 위해 찾는 학생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공부와 입시정보도 공유하지만 수만휘의 경우 쉼터의 역할도 크다. 대학생 선배가 멘토 역할을 하며 후배에게 지식을 전해주는 것은 이 카페의 대표 서비스다.

‘스터디홀릭(www.studyholic.com)’은 교육정보 공유 사이트로 ‘리뷰’와 특목고 코너의 인기가 많다. 학원·인강·교재 등의 리뷰만 1만여 건에 이른다. 운영자 강명규씨는 “회원들이 100% 내용을 올리지만 업체 홍보 내용을 삭제하고 순수한 리뷰만 익명으로 올린다”고 설명했다. 강씨는 “특목고 시험 후기의 경우 면접장의 분위기나 질문, 면접관 명수 등을 상세히 올려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멘토링 서비스를 하는 인터넷 커뮤니티도 있다. 이런 곳은 자신의 적성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신사고 멘토링(sinsago.co.kr/sinsago/cafe/mentor.asp)’은 수리·외국어·사탐 등의 영역별로 멘토가 활동 중이다. 좋은책신사고 장정화 마케팅 팀장은 “중·고 내신 과목에 대한 상담과 진로에 대한 고민, 마인드 컨트롤 방법 등을 나눈다”며 “한 학생의 개인적인 고민이 다른 학생에게 정보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반드시 출처 확인해 왜곡된 정보 걸러내야

윤씨는 “입시정보가 복잡해지고 전형도 다양해지면서 세부 정보를 모으고 공유하기 위한 입시 커뮤니티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수많은 입시 커뮤니티 중 자기에게 꼭 필요한 양질의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현명한 눈’이 필요하다. 왜곡된 정보도 있기 때문이다. 강씨는 “입시 때만 되면 거짓 합격 커트라인과 경쟁률 등을 올리는 훌리건(난동꾼)이 있으니 반드시 출처를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예컨대 검증되지 않은 업체에서 익명으로 올린 정보는 주의 대상이다. 윤씨는 “커뮤니티는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들이 오가는 곳”이라며 “정보를 습득할 때는 자신에게 맞는지 고민하고 취사선택해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입시 커뮤니티에 빠지지 않는 코너가 ‘나 이렇게 공부해 성공했어요’다. 비상 공부연구소 이지원 선임연구원은 “게시판에 올라온 성공기는 대부분 좋은 방법이지만 모두 자기에게 맞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먼저 자신에게 부족한 점을 구체적으로 파악한 후 여러 커뮤니티에서 관련된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여러 공부법 중 하루 30분 정도로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부터 시도해 볼 것”을 조언했다. 예컨대 영어 듣기 실력이 부족하면 하루 30분을 할애해 해볼 수 있는 학습법을 찾으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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