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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얼씬 못해 … 귀하신 몸 ‘토바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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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논산의 축산농민이 사육중인 토바우 한우에게 전용 사료를 주고 있다. [김성태 프리랜서]

“8만6000마리 가운데 구제역에 걸린 소는 단 한마리도 없다.”

 충남의 대표 브랜드 한우인 ‘토바우(토박이 한우)’의 현재 상황이다. 농업회사 법인 ㈜토바우의 정진곤(53)본부장은 “구제역이 충남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토바우 한우는 아직 안전하다”고 말했다. 충남 예산군 대술면에 있는 이 회사는 ‘토바우(토박이 한우)’ 충남 14개 축협과 충남도 등이 120억 원을 출자, 2004년 설립했다. 사료 공급 등 토바우 한우 사육 농가를 지원하는 게 주요 역할이다.

 충남에서는 1월2일 천안시 병천면에서 처음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한우농가에서만 20건의 구제역이 발생했다. 이 바람에 한우 2285마리를 살처분했다. 구제역 발생지역도 16개 시·군 가운데 9개 시·군으로 확산됐다. 하지만 토바우를 사육중인 충남도내 1650농가는 긴장 속에서도 안도하고 있다. 강원도 횡성 한우 등 국내 대표 브랜드 한우가 이미 구제역에 걸린 것과 대조적이다.

 ㈜토바우 관계자와 축산농가들은 토바우 한우가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비결로 ▶사료▶사육방법▶혈통 유지 등 3가지를 꼽는다. 토바우 한우에는 ㈜토바우에서 만든 사료만 먹인다. 이 사료는 곡물(옥수수), 조사료(볏짚), 농산물 부산물(비지 등) 등을 각각 30·30·40% 비율로 섞어 발효한 것이다. 곡물 성분이 대부분인 기존 배합사료와 차이가 있다. 정 본부장은 “발효 사료는 소화도 잘되고 면역력을 키워 질병에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곡물 위주의 사료는 대사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토바우는 이 발효사료를 하루 450t씩 생산, 배합사료의 60% 가격(20kg 한 포대 5800원)에 공급하고 있다.

 이와 함께 토바우 사육 농가는 한 개 우리(5x10m)에 5마리 이상은 키우지 않는다. 너무 많은 소를 한곳에 모아두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다툼이 심해 성장에 지장을 받기 때문이다. 또 구제역 발생 등 비상 상황이 아니더라도 1주일에 두 번 이상 방역을 한다. 토바우 한우는 농림수산식품부 산하 축산단체인 종축개량협회가 인정한 우수 혈통의 한우만 키운다. 충남 공주에서 토바우 한우 50마리를 키우고 있는 김선철(33·이인면 구암리)씨는 “철저한 축사 관리 등으로 소의 건강을 유지하는 게 구제역을 예방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토바우 한우는 지난해 경매 시장에서 1등급 판정 비율이 83%로, 전국 한우 평균보다 17%가 높았다. 가격도 600kg 한 마리 당 717만원으로 전국 한우 평균가격 680만원보다 37만원 비쌌다. 신충식 농협충남본부장은 “모든 토바우 한우는 사육에서 유통까지 전 과정을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한 덕분에 고기의 품질도 유지하고 구제역 등 질병에도 강해 진 것 같다”고 말했다.

예산=김방현 기자
사진=김성태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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