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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이슬러코리아 첨리 사장 “한국 수입차 시장 한국인 기질만큼 역동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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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한국 수입차 시장은 다이내믹한 한국인 기질과 비슷하게 성장한다. 1990년대 처음 수입차를 판매할 때는 세무조사를 받거나 주차된 차가 파손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지금 수입차는 선택의 폭을 넓히는 긍정적인 기능까지 하고 있다.”

웨인 첨리(58·사진) 크라이슬러코리아 사장이 본지와 ‘컴백’ 인터뷰를 했다. 그는 크라이슬러 25년 인생에서 절반(13년)을 한국에 근무했다. 스스로 한국을 ‘제2의 고향’이라고 부른다. 96년 한국 지사 설립과 동시에 지사장으로 부임했다가 2008년 중국법인장으로 승진할 때까지 미국 기업 가운데 최장수 한국 지사장이었다. 그래서 주한미상공회의소 암참 회장도 두 차례(2006~2007년)나 지냈다. 그는 지난해 말 중국에서 퇴직했다. 고향 텍사스에서 가족(부인과 두 딸)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다. 한국과의 인연은 그를 쉽게 미국으로 돌려보내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한국 지사장이 갑자기 물러나면서 그는 (올해 1월) 다시 한국으로 불려왔다. 후임 지사장 선정까지 크라이슬러코리아를 맡게 됐다. 1m90㎝가 넘는 큰 체격인 그는 대학 때 미식축구 선수였던 전형적인 텍사스인이다. 14일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한국 수입차 시장이 활황이다.

 “올해 수입차 시장은 12만 대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수입차는 이제 중산층에게 일반화됐다. 2000만원대 쏘나타를 타다가 아웃도어 취미를 위해 4000만원대 지프 랭글러를 구입한다. 이처럼 다변화된 소비 패턴은 긍정적이다. 더구나 중앙일보에서 ‘올해의 차’를 뽑는 등 자동차 문화가 질적으로 좋아졌다.”

-그동안 수입차 시장은 어떤 변화가 왔나.

 “1996년 한국에 부임했을 때 수입차 판매 규모는 연 5000대였다. 당시 0.02%에 불과했던 시장 점유율이 올해 10%를 바라본다. 한국 소비자들은 매우 다이내믹하고 트렌디하다. 90년대 후반 미국차가 수입차를 주도했고 2000년대 중반에는 일본차가 강세였다. 지금은 유럽차가 큰 인기다. 2, 3년 후에 어떻게 변화할지 예상이 어려울 정도다. 중요한 것은 국산차와 가격차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요즘 수입 소형차 판매가 증가한다. 소형차로 유명한 피아트가 올해 한국에 진출한다는데(피아트는 2009년 파산보호를 신청한 크라이슬러그룹을 인수했다).

 “정확히 말할 수 없지만 하반기에 진출한다. 크라이슬러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판 것이 한국전쟁에서 유명한 지프 브랜드였다. ‘피아트124’는 70년대 중반 한국에서 현대 포니와 함께 시장을 주도했다. 피아트는 소형차 위주인 데다 연비가 좋고 크라이슬러 차량과 체급이 달라 시장 충돌이 일어날 일도 없다. 큰 기대를 하고 있다.”

-크라이슬러뿐 아니라 GM·포드 등 디트로이트 ‘빅3’가 부활하고 있는데

 “2009년 파산보호 신청 이후 큰 교훈을 얻었다. 소비자가 좋아하는 차를 만든다는 것이다. 지난해 나온 지프 그랜드 체로키를 보면 알 수 있다. 소비자가 좋아하는 내장재와 인테리어 등 감성품질에 주력했다. 외관도 지프의 전통을 살리면서도 모던하게 했다. 4월에 나올 SUV 컴패스도 마찬가지다. 올해 한국 수입차 SUV 판매 1위를 되찾을 것이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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