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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뉴라운드협상서 한국 입장 동조할듯

중앙일보

입력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중국은 뉴라운드 농산물 협상에서 어느 편을 들까.

`WTO 신입생'이지만 13억의 인구를 가진 중국이 내년부터 공식적으로 시작되는 뉴라운드 협상에서 어느 편을 드느냐에 따라 협상의 추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우선 농산물 분야에서는 지난 95년 이후 농산물 순수입국으로 돌아선 중국이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EU), 노르웨이, 스위스 등 5개 농산물 수입국 모임에 들어올 것이라는 기대섞인 전망이 우세하다.

반면 미국과의 양자협상에서 개발도상국 지위를 얻은 중국이 현재 뉴라운드 초안 작성에서 농산물 수출국쪽의 입장에 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개도국 모임에 동참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개도국의 보조금 감축과 관세인하 폭을 낮춰주는 등 개도국 상품에 대해 시장 접근 기회를 넓혀주는데 대해 해외수출에 진력하고 있는 중국이 농산물 수출국 입장에 동조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농림부 관계자는 그러나 "중국은 같은 동양권으로서 농업에 대한 정서가 우리와 비슷하다"며 "이미 국제회의에서 농산물 수입개방과 관련해 중국과 공조를 취한 적도 있는 만큼 농산물 수입국 모임에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계은행(IBRD)의 최근 세계 식량수급 전망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95년 농산물 순수입국으로 돌아선 이후 작황이 계속 좋지 않아 곡물 수입량이 늘어나고 있으며 오는 2010년께는 2천만∼3천만t의 곡물을 수입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급격한 이농현상이 초래되고 있는데다 사료 곡물을 필요로 하는 축산물 소비가 늘고 있는 것도 중국의 농산물 수급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어 중국의 수입국 모임 동참 가능성을 밝게 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과 대국으로서의 자존심 경쟁을 벌여온 중국이 식량안보 차원에서라도 WTO에서 미국과는 반대입장을 취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농업관계자들은 중국의 WTO 가입 이후 한국과 중국이 국회 차원에서 한.중 농업위원회를 구성, 식량생산과 농업 정책개발에 대한 상호협력을 강화하기로 하는 등 벌써부터 밀월관계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농림부는 이에 따라 중국에 이어 조만간 WTO에 가입하게 될 대만과도 뉴라운드 협상에서 공동 전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림부 관계자는 "5개 수입국 모임에서도 이미 `중국을 수입국 모임에 끌어들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상태"라며 "13억의 인구를 가진 중국의 WTO 가입으로 큰 우군을 얻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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