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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견 검진 100만원, 하룻밤 재우는데 20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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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일으켰던 대기업 계열의 호화 동물병원 체인이 9일 문을 열었다. 서울 청담동의 옛 엠넷빌딩 1, 2층에 9일 개원한 ‘이리온’ 1호점이다. 대한제분이 출자한 반려동물 전문기업 DBS가 운영하는 곳이다.

 2300㎡(약 700평) 규모로 동물 전용 병원뿐 아니라 동물 호텔·미용실·카페까지 갖췄다. 10명의 수의사가 일하는 병원은 내과·피부과·치과 등으로 진료 과목이 나눠져 있다. 나이 많은 개를 위한 ‘노령견 클리닉’, 고양이를 위한 ‘고양이과’도 있다. 15억원을 들여 컴퓨터단층촬영(CT)·초음파 진단기기 등 고가의 장비도 갖췄다. 동물 건강검진비는 35만~100만원이다.

 1박에 4만원 하는 동물 호텔은 객실마다 온돌을 설치했다. 소형견·대형견·고양이로 나눠 객실을 다르게 설계했다. 침대와 TV까지 갖춘 스위트룸은 견공이 하룻밤 묵는 데 20만원이다. 직원이 24시간 상주하면서 동물을 돌본다. 낮에만 맡기는 ‘유치원’도 있다. 교육 서비스도 제공한다. 에버랜드에서 일했던 전문가가 초·중·고급 프로그램에 맞춰 애완견을 훈련시켜 준다.

 스파까지 갖춘 미용실과 애견 전용 수제 간식을 제공하는 카페도 있다. 반려동물 용품 코너에서는 캐시미어 소재로 만든 애견 스웨터와 고양이 전용 장난감 등도 판다.

 대기업인 대한제분의 동물병원 체인 사업 진출과 관련해 서울시수의사회 등은 반발하고 있다. “대기업이 뛰어들면 동네 동물병원이 경쟁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대형마트 계열의 기업형수퍼마켓(SSM) 때문에 동네 소형 수퍼들이 무너진다는 것과 같은 논리다. <본지 1월 28일자 18면> 이에 대해 박소연(42) 이리온 대표는 “고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물병원이 한두 개 생긴다고 골목상권에 큰 피해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동네 병원과 대학 병원의 역할이 다르듯 동네 동물병원과 이리온도 상권과 영역이 겹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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