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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시 장유면 동 전환 추진 … 12만 명 주민여론 벽 넘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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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인구 12만3000여명, 아파트 거주자 11만6000여명. 다른 동 지역보다 2배 많은 공무원 1인당 주민수(3241명).1차 산업 종사자는 전체 가구의 9%.

 전국의 면(面) 지역 가운데 인구가 가장 많은 김해시 장유면의 현주소다. 웬만한 시·군·구를 능가하는 인구에 거대한 아파트 단지와 대형할인점, 상가 등을 가진 사실상의 도시인데도 행정체제는 옛날 그대로의 ‘면’이다. 김해시가 이런 장유면을 ‘동(洞)’으로 전환키 위해 행정체제 개편작업에 착수했다. 편리한 행정과 문화·복지·주민생활을 위해서라는 게 시 설명이다. 올해 동 전환을 위한 주민홍보와 의식조사, 공청회 등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한 뒤 내년에 동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동 전환 때는 2개 또는 4개 동으로의 분동(分洞)을 검토하고 있다.


 시는 우선 오는 14~18일 장유면 거주 20세 이상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2차 주민의식 조사를 한다. 주민여론이 분동의 최대 관건이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연말 1차 조사 때처럼 조사원이 직접 주민을 만나 문답식으로 진행된다.

  시는 2차 조사에 앞서 면에서 동으로 전환될 경우 ‘이런 점이 좋아져요’, ‘이런 점이 달라져요’라는 내용의 만화로 된 홍보물 5만부를 만들어 가정·공공장소 등에 배포한다.

공무원 1인당 주민이 3241명으로 김해시내 16개 읍·면·동의 평균 1668명에 비해 2배 많고, 장유지구대 한곳에서 28명이 4교대로 근무해 경찰관 1명이 주민 4398명을 담당한다는 식이다. 한마디로 행정·치안수요 등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서비스는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주민들은 그러나 “글쎄요”하는 분위기다. 김해시가 지난해 12월6~10일 20세 이상 장유면 주민 1500명을 대상으로 동 전환 여부를 물은 결과 39.3%인 589명은 필요하다고, 48.9%인 734명은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한 것이다. 이 같은 조사결과는 동 전환에 따른 법적 혜택이 사라지는 데 대한 주민 반감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는 2007년부터 논의돼 온 동 전환이 무산돼온 주요 이유이기도 하다. 장유면 주민은 현재 경유자동차 소유자에게 연 2회 부과되는 환경개선부담금, 교통유발 부담금, 농어민 자녀 학자금, 지역건강보험료 감면, 대입특별전형 특례, 학교수업료 인하혜택 등을 받고 있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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