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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군 최정예 수방사 '독거미 부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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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 탕! 탕!
1일 오전 9시 서울 관악구 남현동 남태령역 부근에 있는 수도방위사령부 사격 훈련장.
김유진(24)중사의 표적을 향한 눈빛이 날카롭다. K-1A소총을 쏠 때마다 과녁 정중앙에 새겨진 숫자 '5'에 구멍이 숭숭 생겨난다.

이어진 건물침투훈련.
3층 높이 건물에서 몸을 거꾸로 하고 줄에 의지한 두 명의 대원들이 거미가 거미줄을 타듯 조용히 엄호사격자세를 취하며 내려오고 침투임무를 맡은 대원이 1층 창문을 통해 쏜살같이 침투했다.

한 손에 총기를, 다른 한 손에는 줄을 쥐고 몸을 거꾸로 뒤집기를 몇 차례.
"으아 얍!" 엄호를 맡은 김 중사가 반복된 훈련에 기압을 넣어본다. 힘들 법도 한데 숨 한번 길게 내쉬고는 표정 변화가 없다.

김 중사는 이른바 '독거미 부대' 35특공대대 특임중대원이다. 육군 전체에서 사격, 체력,무도실력이 출중한 여군 10여 명만 선발해 집중 훈련하는 곳이다.
국내 최정예 여군 특수중대는 두 곳이 있다. 수방사 35특공대대 특임중대와 특수전사령부 707연대 여군중대다.

평시에는 테러 진압이나 요인 경호 등을 주로 맡지만, 대테러 상황발생 시 간호사 등 일반여성으로 가장하고 내부상황을 파악하거나 테러범을 직접 제압하는 중대한 임무를 수행한다. 독거미대대 특임중대는 기초체력, 특공무술, 사격, 레펠 등에서 남군과 동일하게 훈련한다.

심지어 20~30kg 군장 무게도 같다. 기본적으로 특급에 도달할 때까지 기초훈련을 받는다. 공수기본훈련 역시 필수 이수과정이다.
정예 특수 요원인 만큼 경쟁률도 치열해 지난해 1명 모집에 60명이 몰리기도 했다.
부대원 10명 무술 단수를 다 합하면 29단. 전원이 태권도, 유도, 합기도 등 유단자들이다.

수방사 전병규 대령은 “일반 남성 군인보다 훈련이나 정신력에서 훨씬 강도 높게 소화한다" 라며 “대원들은 훈련 열외나 낙오를 본인 스스로 용납하지 못할 정도로 자존심이 강하다.”라고 말했다.

여군 특임 중대는 1991년 3월 수도권 대테러 작전을 위해 35특공대대가 창설된 뒤 3개월 후 "여군을 투입해야 할 상황이 있다."라는 필요 아래 결성됐다.

온라인 편집국 = 이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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