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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자료 해석하기 나름, 하늘 보면 돈 보인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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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김동식(41ㆍ사진) 케이웨더㈜ 대표는 ‘현대판 봉이 김선달’로 불린다. 날씨를 팔아 돈을 벌기 때문에 얻은 별명이다. 케이웨더는 날씨 정보를 제공하는 회사다. 기상청에서 구입한 데이터(위성ㆍ레이더 관측 자료, 수치 예보 자료 등)와 자체 관측 자료를 분석해 고객에게 제공한다. 날씨 정보를 어떻게 해석하고 활용해야 하는지도 컨설팅한다. 김 대표는 “기업이 날씨 때문에 피해를 보지 않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날씨로 돈을 벌 수 있게 도와준다”며 “동일한 기상 데이터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위기가 될 수도,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올해처럼 강추위도 미리 알고 대응하면 얼마든지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요 고객은 기업이다. 현재 4000여 개 기업이 회원사로 등록돼 있고 매달 정액요금을 내고 날씨 정보를 받는 회사가 1000여 곳이다. 서비스 비용은 날씨 정보의 양과 종류에 따라 다른데 한 달에 5만~500만원이다. 건설ㆍ유통ㆍ레저 등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회사가 많이 이용한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앱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일반 시민 쪽으로도 서비스를 넓혀 가고 있다. 지난해 5월 말 아이폰용, 8월 초엔 안드로이드용 날씨 앱을 내놨다. 이후 하루에 많게는 3만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하기도 했으며, 올 들어서도 하루 평균 3000명 이상의 사용자가 앱을 내려받고 있다. 28일 현재 총누적 다운로드 수는 100만 건을 넘었다.

김 대표가 사업을 시작한 1997년에는 날씨 정보를 돈 주고 산다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많았다. 사기꾼 취급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날씨가 경영의 중요한 변수라는 것을 깨달은 기업들이 민간 기상 사업자들의 특화된 서비스를 찾기 시작했다. 지금은 날씨 정보에 투자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분위기라고 했다. 김 대표와 같은 민간인이 기상청 자료를 가공해 돈을 벌 수 있게 된 것은 97년 ‘민간예보사업제도’가 시작되면서다. 그것도 사업 대상이 기업으로만 한정됐다. 2009년엔 기상산업진흥법이 시행되면서 언론을 포함한 일반인에게도 예보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기상예보ㆍ컨설팅을 하거나 기상관측장비를 생산하는 민간 기상사업자수가 2009년 16개(매출액 433억원)에서 2010년 59개(매출액 644억원)로 늘었다.

기상산업은 또 한 차례 도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이 지난해 11월 업계의 연구개발(R&D)을 활성화하고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내용의 ‘기상산업 진흥 기본계획(2011~2015년)’의 최종안을 확정했다. 올해부터 한국기상산업진흥원을 통해 민간 기상사업자와 기업 간 공동 연구에 5년 동안 255억원을 지원하는 ‘기상산업 지원 및 활용 기술개발사업’을 시작한다. 대표적 개발과제인 ‘산업별 기상위험관리 기법’은 건설ㆍ유통ㆍ농업ㆍ항공ㆍ물류 등 날씨에 민감한 업종에서 예상치 못한 날씨로 인한 위험을 줄이는 데 활용할 수 있는 경영 솔루션이다.

세계 기상산업의 규모는 5조원대로 추정된다. 미국은 1946년, 일본에서는 50년부터 민간 기상회사가 등장해 활동 중인 것에 비하면 한국 기상산업의 수준과 규모는 이제 시작 단계다.
신도식(47) 기상청 기상산업정책과장은 “이상기후가 앞으로 더 자주 발생할 것이다. 기상청에서는 범용 예보를 무료로 하고 민간에서는 특수ㆍ맞춤형 예보를 유료로 하면서 함께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현욱 기자 g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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