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채비율 200% 방침 고수,자산재평가 불인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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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재계가 요구하는 부채비율 200% 완화안을받아들이지 않고 당초의 정.재계 합의 내용을 관철하기로 했다.

당초 우려됐던 대우채 80% 지급에따른 투신 환매사태가 발생하지않고 금융시장이 급속히 안정을 회복함에따라 정부는 향후 시장안정대책의 중점을 금리.환율 방어에 두기로 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오는 17일 강봉균 재정경제부장관,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 이기호 경제수석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경제정책조정회의를열어 대우를 제외한 삼성.현대 등 4대 그룹의 3분기 재무구조개선약정 이행실태를 점검하고 시장안정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정부는 이번 회의에서 최근 재계가 요구하고 있는 부채비율 200% 완화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천명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5대그룹의 경우 연말까지 자산재평가분을 반영하지않고 부채비율200%를 맞추기로 한 것은 국민과 국제사회에 대한 약속인만큼 이를 반드시 관철시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5대 그룹 이하 계열의 경우 부채비율 200% 달성 시기는 주채권은행과 맺은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지켜야하지만 연말부터 은행권에 도입되는 미래상환능력에 따른 새로운 자산건전성분류기준(FLC)에서 높은 등급을 받고 싶다면 서둘러 부채비율을 낮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계가 유통.건설.조선.항공.해운업에 대해 부채비율 200%의 예외 인정을 요구하고 있는 것과 관련 “이는 주채권은행이 해당 업종의 특성이나 사업전망을 감안해판단할 문제이지 정부가 관여할 문제가 아니다”고 밝혔다.

정부는 당초 우려했던 대우채 80% 지급에 따른 투신 환매사태가 일어나지않고 시장이 안정을 회복함에따라 앞으로는 시장대책의 무게중심을 금리와 환율 안정에두기로 했다.

정부는 채권시장 활성화를 통한 금리안정을 위해 기존 공사채형펀드의 하이일드펀드 전환을 유도하는 한편 채권시장안정기금을 통해 은행권이 매입한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하도록 지도하기로 했다.

또 30조원으로 한도를 늘린 채권시장안정기금은 대우채원리금의 95%가 보장되는내년 2월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한편 대우를 제외한 4대그룹의 3분기 재무구조개선약정 이행실적 평가결과 모두목표를 초과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매각(괄호안은 유상증자)의 경우 현대 1조원(1조8천억원), 삼성 4천억원(5천억원), LG 2조4천억원(1조8천억원), SK 1천억원(1조6천억원) 등으로 모두 목표를 초과달성했다. 부채비율은 반기평가 항목이어서 이번 평가에서는 제외됐다.[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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