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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링허우’대거 약진 … 중국 군부 세대교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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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류궈즈 소장, 왕창허 소장(왼쪽부터)

중국 인민해방군 수뇌부에 ‘류링허우(六零後·육영후·1960년 이후 출생자들)’가 진출하면서 빠르게 세대교체가 진행되고 있다.

 홍콩 봉황위성TV는 25일 “지난해 말부터 실시된 군 수뇌부 인사의 특징은 젊은 세대의 약진”이라며 “이번에 교체된 20명의 수뇌부 가운데 4명이 60년대 출생자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인민해방군의 류링허우는 90년 시작된 군 현대화 작업의 수혜를 입고 성장한 세대로 해·공군의 스텔스 신병기 개발과 배치 전략을 현장에서 지휘한 군 수뇌부의 ‘젊은 피’다. 이들은 중국의 폭발적인 경제 성장을 업고 인민해방군 과학화와 전력 증강을 이뤘다는 자부심이 높은 세대다. 홍콩의 군사 소식통은 “시진핑(習近平·습근평) 국가 부주석을 보필하기 위해 한발 앞서 젊은 세대로 군 인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수뇌부 인사는 인민해방군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중앙군사위원회의 직속 기구인 ‘4총부’(총참모부·총정치부·총후근부·총장비부)와 국방부 산하 대군구(大軍區)급에서 이뤄졌다.

눈에 띄는 인사는 총장비부 부부장에 발탁된 류궈즈(劉國治·51) 소장이다. 홍콩 언론계에선 참모본부인 4총부의 고위직에 50대 초반 장성이 임명된 것은 연공과 서열을 중시하는 인민해방군의 인사 관행상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이 나오고 있다. 60년생인 류 소장은 칭화(淸華)대 박사 출신의 엔지니어로 최근까지 총장비부 산하 부대에서 사령관을 맡았다.

 또 72년생 왕창허(王長河·39) 소장이 무장경찰부대 부정치위원에 임명됐고 61년생 우궈화(吳國華·50) 소장은 제2포병 부사령관으로 발탁됐다. 베이징군구 참모장으로 임명된 왕닝(王寧·51) 소장도 60년생이다. 이전엔 4총부나 대군구급에서 60년대생은 없었다.

 이번 인사에선 4총부와 야전사령부인 7대군구 간, 그리고 육·해·공군 간 ‘크로스오버(교류)’도 눈에 띈다. 승진과 함께 10여 명의 장성이 전 부대를 떠나 새로운 영역으로 자리를 옮겼다. 육·해·공 합동작전이 많아지는 현대전의 특성에 맞게 전후방과 병종을 아우르는 작전과 지휘 능력을 배양하도록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문화혁명 당시 비참하게 세상을 떠났던 류사오치(劉少奇·유소기) 전 국가주석의 아들인 류위안(劉源) 군사과학원 정치위원이 이달 초 총후근부 정치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내년 가을 대규모 인사 교체를 앞둔 중앙군사위 입성을 예약한 것이다.

홍콩=정용환 특파원

◆류링허우(六零後)=1960년 이후 출생자 집단을 일컫는 말. 40~50대 초반을 이루는 류링허우는 중국의 차차기 정권의 주축 세대다. 중국의 권력층에선 6세대로 불린다. ‘리틀 후진타오(胡錦濤·호금도)’로 불려온 후춘화(胡春華·47) 네이멍구 자치구 당서기와 쑨정차이(孫政才·47) 지린(吉林)성 당서기가 류링허우 세대의 리더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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